다리 건널 때

20160108

다리를 건너는 한 사람이 보이네
가다가 서서 잠시 먼 산을 보고
가다가 쉬며 또 그러네

얼마 후 또 한 사람이 다리를 건너네
빠른 걸음으로 지나서 어느새 자취도 없고
그가 지나고 난 다리만 혼자서 허전하게 남아 있네

다리를 빨리 지나가는 사람은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이네
(이성선, 다리)

다리 풍경 그려보면서
난 어떤 사람인지
속 깊게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다리 건너다
이산저산 보면서 쉬어가는 사람인지,
아니면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기 바쁜 사람인지.

인생이란 다리를 건널 때
어떻게 건널지는 처한 상황이 다르니
가타부타 딱히 뭐라 말할 수 없겠지요.

그래도 분명한 것 하나는
상관치 않고 지나가기만 하는 사람은
오손도손 함께 다리 건너는 맛은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겠지요.

속 편한 얘기
그만하라는 소리가
안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휙 빨리 지나가면
외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예레미야 선지자의
가슴 아픈 외침이 귓전에 맴돕니다.

길 가는 모든 나그네들이여, 이 일이 그대들과는 관계가 없는가?(애1:12,새번역)

무심함으로 치면
우리도 만만치 않은데
폐허가 된 예루살렘에 살던 그 사람들도
참 많이 무심했던 거 같습니다.

우리는
이러지 않아야 할 텐데요.

2016년의 다리는
혼자 건너지 말고
함께 건너 외롭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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