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4.28.주일 설교: 뜻 밖의 위로(삼상24:1~15). 양은익 목사.

 

말씀: 뜻 밖의 위로(삼상24:1~15)

‘바위들 들썩이는 걸 보니, 꽃 온다는 한 소식 들었나 봐’(김형영, 한 소식). 꽃 온다는 소식에 무뚝뚝한 바위들까지 들썩인다고 합니다. 꽃 오는 모습 보고 들썩이는 노(老) 시인의 마음이 부럽습니다. 이런 마음의 들썩임이 봄날 예배하는 우리에게도 있기를 바랍니다.

1.
오늘은 ‘뜻밖의 위로’라는 제목으로 사무엘상 24장의 말씀을 보겠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뜻밖의 사건’을 통해 일어난 ‘뜻밖의 위로’가 나오고 있습니다. 뜻밖의 사건은 쫓고 쫓기는 사울과 다윗이 한 동굴에서 만나는, 그것도 이상한 모습으로 만나는, 삼자가 볼 때는 상당히 웃기는 일이 일어납니다. 소위 말하는 사울의 화장실 사건인데, 이 사건으로 인해서 쫓는 자가 쫓기는 자가 되고, 죽이려는 자가 죽게 될 수 있는 반전이 일어납니다. 3절은 볼수록 웃깁니다.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합니까? 다윗은 잡히면 죽는 거고, 사울은 3000명의 군사를 동원해서 어떻게든 이번에는 끝장내겠다는 심정으로 서슬 퍼렇게 달려들고 있는 중인데, 동굴 화장실 갔다가 일이 이상하게 돼 버린 겁니다.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누가 이런 장면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엔 게디 지역(사해 서쪽 바로 옆, 들 염소 바위)은 동굴이 많은 지역으로 유명한 동네인데, 그 많은 동굴 중에서 하필이면 다윗이 숨어 있는 동굴로 들어갑니까? 우연입니까? 필연입니까? 우연 속에 필연이 있다면 사울의 동굴 입성은 어쩌면 하나님이 주도하신 사건입니다. 동굴 속에 들어간 사울은 그야말로 독안의 든 쥐입니다. 사울이 웅크리고 앉아있는 캄캄한 동굴 뒤에는 600명의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은 우리 편’ 그러면서 쾌재를 부르고 있습니다. 사울을 단번에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겁니다. 사울 잡으면 다윗은 왕이 되고, 다윗을 따르던 자들은 더 이상 쫓기면서 살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당했으면서도 하나님이 세우신 왕을 죽일 수 없다는 고집으로 겉옷 자락만 잘라서 살려 보냅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시원한 기분으로 밖으로 나간 사울을 불러 세우더니 하고 싶었던 얘기 다 합니다. ‘왕이시여 도대체 왜 나를 죽이려고 하십니까? 나는 잘못한 게 없습니다. 보십시오. 다 왕을 죽이라고 했지만 나는 왕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항변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항변합니다.

사울은 이 얘기를 듣고 울면서 놀라운 말합니다. ‘다윗에게 이르되 나는 너를 학대하되 너는 나를 선대하니 너는 나보다 의롭도다. 네가 나 선대한 것을 오늘 나타냈나니 여호와께서 나를 네 손에 넘기셨으나 네가 나를 죽이지 아니하였도다. 사람이 그의 원수를 만나면 그를 평안히 가게 하겠느냐 네가 오늘 내게 행한 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서 네게 선으로 갚으시기를 원하노라. 보라 나는 네게 반드시 왕이 될 것을 알고 이스라엘 나라가 네 손에 견고히 설 것을 아노니 그런즉 너는 내 후손을 끊지 아니하며 내 아버지의 집에서 내 이름을 멸하지 아니할 것을 이제 여호와의 이름으로 내게 맹세하라’ (삼상 24:17~21)

사울이 지금 거짓말로 이 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니가 나보다 났다. 너는 왕이 될 것이고, 왕이 될 때 내가 너 괴롭혔다고 복수만은 하지 말아달라’ 하면서 사정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다윗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이같은 얘기를 사울로부터 듣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텐데 정말 뜻 밖의 장소에서, 뜻 밖의 말을 들은 것이고, 여기서 뜻 밖의 위로를 받게 되는 겁니다.

저는 이 사건을 하나님이 다윗과 그와 함께한 자들에게 준 위로의 사건으로 읽고 싶습니다. 다윗은 이 뜻 밖의 위로를 통해 다시 힘을 내게 됩니다. 중요한 모습입니다. 물론 사울은 그 때 뿐이었고, 그의 성품과 삶은 이 사건 이후에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이 이상한 사건을 통해 분명하게 알게 됩니다. 뭘 알게 됐을까요? God with me. ‘아,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는 구나. 이렇게 힘을 주시는구나. 사람은 쫓기다 보면 약해집니다. 마음도 약해지고, 믿음도 약해지는데 하나님은 약해지지 말라고 위로를 주시는 겁니다.

3.
위로는 참 많은 것을 줍니다. 힘 빠지고, 아프고, 속상하고, 울적하고, 막막하고, 실망하고, 알아주는 이 하나도 없고, 외롭고, 그립고, 흔들리고, 헤어지고, 떨어지고, 불안할 때… 마음 다한 위로 받게 되면 얼마나 고맙고, 힘이 납니까?

팍팍한 삶에서 위로는 없으면 안 되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고, 상한 마음과 영혼을 살려내는 치료제입니다. 위로의 힘은 큽니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은 가끔 야단도 치시지만, 위로의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누가 뭐래도 우리의 위로자, Comforter이십니다. 힘(fort)으로 +함께(com) 하시는+분(er)이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최고의 위로로, 근원적인 위로로 우리에게 다가오셨고,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위로하시고,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이라는 것, 잊지 마십시다.

제일 좋은 위로의 말은 ‘주님이 함께 하십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십니다’, 이게 최고의 위로고, 진정한 위로입니다. 하나님이 내 곁에 계셔서 함께 하신다는 사실만큼 좋은 위로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람의 위로는 쉽게 사라지지만 하나님의 위로는 영원한 위로입니다. 신31:8에서 모세가 가나안 땅 들어가야 하는 여호수아에게 한 말 합니다. ‘여호와 그가 네 앞에서 가시며 너와 함께 하사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시리니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놀라지 말라’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하나님이 구원하시며,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고 하는 복음 자체가 위로입니다. 그래서 복음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넘어지지 않는 겁니다. 오늘 아침 이런 복음의 위로하는 능력이 여러분들에게 가득하기를 축복하고, 축원드립니다.

4.
예배를 통해, 기도를 통해, 말씀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위로 많이 받으십시오. 그리고 받은 위로 가지고 위로가 절실한 이들에게 가셔서 따뜻하게 위로해 주십시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위로자가 돼야 합니다. 이사야 40:1에 보면 하나님은 위로를 명령하십니다.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우리에게도 주시는 명령입니다. 지금 위로자가 얼마나 절실합니까? 위로가 사라지고, 싸움이 난무한 세상인데, 그런 세상 한복판에 ‘위로’라고 하는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 그리스도인들이 뛰어들어가야 합니다.

사울 같은 상처와 적개심을 가진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원한이 원한을 낳고, 보복이 또 다른 보복을 낳으면서, 언제 그칠지 모르는 악순환으로 이 땅은 지칠 대로 지쳐 있습니다. 누가 이 상한 마음들을 위로하고, 고쳐야 합니까? 그리스도인들만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안 해서도 안되는 소명이고 책임입니다. 누구든 만날 때마다 이런 위로의 마음, 선한 마음으로 사는 게 중요합니다.

5.
사람은 만날 때마다 알게 모르게 서로가 서로의 삶에 개입하면서 사는 개입의 존재입니다.

짧은 순간이라도 사실은 서로에게 개입하는 겁니다. 어떻게 개입합니까? ① 긍정과 위로의 마음으로 개입할 수도 있고, ② 상처와 부정의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습니다. 위로의 개입은 존중하고, 용납하며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겁니다. 상처의 개입은 말 그대로 상처와 타격을 주는 공격적인 개입입니다. 비웃음. 비난. 비꼼. 비아냥. 경멸로 개입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잠깐 만나도 훈훈한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찬바람만 불고, 기분이 나쁜 사람이 있습니다. 이상하게 기분이 상해요. 그러면 괜히 기분이 나빠서 다른 이에게 화풀이를 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또 다른 이에게 신경질 냅니다. 그러다가 교통사고가 날 수도 있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겁니다. 내가 너를 만나는 것의 무게는 굉장히 깊은 겁니다. 그리스도인들이라면 이 사실에 대해서 눈을 뜨고 있어야 합니다.

1번 위로의 개입이 몸에 배야 됩니다. 비난과 공격이 난무하는 상처 많은 세상 한복판에서 위로가 나온다면 그 위로는 뜻밖의 위로가 될 것이고, 더 귀한 위로가 될 겁니다. 그때 바울 사도가 고후 1장에서 말한 위로가 우리에게 실현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 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친 것 같이 우리가 받는 위로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넘치는도다. 우리가 환난 당하는 것도 너희가 위로와 구원을 받게 하려는 것이요 우리가 위로를 받는 것도 너희가 위로를 받게 하려는 것이니 이 위로가 너희 속에 역사하여 우리가 받는 것 같은 고난을 너희도 견디게 하느니라(고후 1:4~6)

우리는 위로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들입니다. 귀 기울이고, 눈 열고, 마음 열어 보십시오. 하나님의 뜻밖의 위로가 넘쳐 나고 있을 겁니다. 이 위로 많이 받으시고, 받은 위로, 많은 이들에게 나눠 주셔서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기쁨으로 증거하는 여러분들의 인생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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