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8일
새벽을 깨우는 말씀
5 내가 옛날 곧 지나간 세월을 생각하였사오며6 밤에 부른 노래를 내가 기억하여 내 심령으로, 내가 내 마음으로 간구하기를7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8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9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하였나이다 (셀라)∙∙∙ 10 또 내가 말하기를 이는 나의 잘못이라 지존자의 오른손의 해 11 곧 여호와의 일들을 기억하며 주께서 옛적에 행하신 기이한 일을 기억하리이다 12 또 주의 모든 일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주의 행사를 낮은 소리로 되뇌이리이다 13 하나님이여 주의 도는 극히 거룩하시오니 하나님과 같이 위대하신 신이 누구오니이까(시77:5-13)
고난 가운데 침묵하시는 하나님 앞에 낙담한 영혼이 어떻게 그것을 극복해 가는지 말씀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고통 속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외롭고 불안하여 근심이 가득한 속에서 하나님께서 부르짖지만 하나님은 침묵하십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고통의 밤들을 눈물로 보냅니다. 부르짖는 자의 간구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기도하고 기도하지만 응답이 없으신 하나님 앞에 상한 심령으로 괴로움을 토로합니다.
인생의 고난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왜 고난 없는 인생은 없는 걸까요? 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모든 고난을 해결해 주시고 모든 일이 잘 되게 해 주시지 않는 걸까요? 모든 일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다 되면 우리는 하나님이 인생의 주인되심이 아닌, 우리가 주인이 되어 세상의 기쁨으로 충만하여 하나님을 잊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자녀들의 인생을 세상에 안주하는 자로 부르시지 않으셨습니다. 고난과 슬픔 가운데 하나님을 영혼 깊이 만나며 그것을 극복하며 강건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길 바라십니다. 이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수많은 질문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며 깊은 영혼의 고독을 지나가게 됩니다.
시인은 이 고난의 한 복판에서 절규합니다. 지나온 세월 속에서 함께하셨던 하나님을 기억하며 또한 무수히 올려 드려왔던 노래를 부릅니다. 슬픔이 담긴 노래지만 그 슬픔을 받아주시고 이기게 해 주실 하나님께 마음을 토로합니다.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이해하지 못하는 슬픔을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신음소리입니다.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7-9)” 하나님께 질문하고 질문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지나온 세월을 생각하며 하나님을 기억하며 영혼 깊이 하나님을 얼마나 찾았을까요? 10절에서 시인은 고백합니다. ‘나의 잘못이라’ (7-9)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신 것이 아니며 은혜를 거두신 것도 아니며 그의 인자하심은 여전히 내게 있으며 그의 약속하심도 영원하시며 긍휼로 나를 감싸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께서 모든 세월, 모든 인생의 주관자이심을 바라봅니다. 이제 내 상황, 내 감정에 묶여 있는 것에서부터, 또 지금이라는 현재 안에 갇힌 시야를 돌려, 하나님께서 주의 백성을 과거로부터 어떻게 기이하게 인도해 오셨는지를 기억하며 읊조리고 되뇝니다. 이스라엘 민족을 어떻게 이끄셨는지 기억합니다. 홍해를 가르시고 이스라엘을 인도하셨던 하나님, 혼돈의 세상을 정리하시며 하나님의 백성들을 이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현실만 바라보면 낙담할 수 밖에 없지만 과거로부터 인도하셨던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묵상하면 할수록 하나님 앞에 내 문제는 작아지고 하나님의 능력은 크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상황은 바뀌지 않지만 하나님 안에서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며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낙담했던 영혼은 하나님을 기억하고 생각하고 읊조리고 되뇌이며 고난을 극복해 갑니다. 하나님께 때론 슬픔과 신음의 노래로, 때론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인생의 문제를 질문하며 시인은 그 영혼 깊이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스코틀랜드에서 만난 분의 이야기입니다. 베트남이 공산화되는 격변기에 아저씨를 만나 스코들랜드에 정착하신 분인데 제가 한국에 들어와서 얼마 못되어 아저씨께서 소천하셨습니다. 장례식에서 있었던 일을 편지로 보내셨는데, 가족이나 지인들이 아저씨를 기억하며 함께했던 추억을 나누며 감사와 사랑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셨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슬픔 뒤 감사의 고백을 드릴 수 있었고 힘을 얻으셨다는 편지를 보내오셨습니다.
저희 가족은 명절에 모이면 자연스럽게 아버지 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고 울기도 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감사와 사랑하는 마음은 세월이 지날수록, 그리움이 깊어가듯 더 깊어집니다. 특별히 힘들 때, 아버지를 기억하는 것은 저에게도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우리 인생의 시간을 붙잡고 영원부터 영원까지 계시는 우리 영혼의 아버지이신 하나님! 세월이 지날수록, 기억하고 기억할수록,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얼마나 좋으신 분이시며 그 능력이 얼마나 크신지를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난 앞에서 우리 주님을 바라보며 넉넉히 이기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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