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9. 민수기 13장~15장 (성경일독 말씀 묵상)

20160210

1. 어느새 가데스 바네아다. 가나안 땅 남쪽 끝. 이제 거의 다 왔다. 들어가면 된다. 아니 들어가야만 한다. 더 물러설 곳도 없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은 엄연한 남의 땅.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다. 척후병(斥候兵)들 보내 動態를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말이다. 이게 자충수가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40일 만에 돌아온 척후병들의 보고는 가뜩이나 심기 불편한 백성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 땅은 사람들을 통째로 삼키는 땅이다. 그곳 사람들은 모두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들 곁에 서니 우리는 메뚜기 같았다(민13:33).

누가 이스라엘 백성 아니랄까 봐 그들은 ‘한마음’으로 울부짖기 시작한다. ‘가서 죽으나 여기서 죽으나 매한가지니 이집트로 다시 돌아가자. 정권 교체하자!’(민14:3~4). 상황이 심각하게 됐다. 하나님도 모세도 아론도 갈렙도 안중에 없다. 革命 前夜다.(민14:10)

2. 안타깝지만 이게 그들이 보여준 ‘쌩얼’이다. 아니다. 우리의 ‘쌩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장면이 불편한 거다. 위기 앞에 한없이 취약한 우리의 모습, 희망보다는 절망만 보이고, 약속보다는 현실만 보려고 하는 고∙질∙병. 大勢(大衆)만 쫓아가는 사고의 패턴. 아직 하나님을 ‘학~실히’ 믿지 못하고 있는 거다. 속상하신 하나님, 그래서 묻는 거다.

언제까지 나를 업신여기겠느냐? 언제까지 나를 신뢰하지 않을 작정이냐?(민14:11)

하나님이 ‘유치하게’ 이런 질문 한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그 절절한 마음을 우리가 얼마나 알겠는가? 하나님이시기에 이런 질문도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하여, 하나님은 지금도 똑같이 묻고 계시다는 것쯤은 눈치채야 한다. ‘너 나 정말 믿니?’

3. 영적 가나안을 향해 가는 모든 이들의 소박한 꿈은 다른 거 없다.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일 앞에서도 ‘우리 하나님 완전 믿는 거다’ 정말 이렇게 되면 좋겠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갈렙과 여호수아 보라. 똑같은 곳 보고 왔지만 얼마나 다르게 보고 있는가? 다른게 뭔지 정말 꼼꼼하게 찾아봐야 한다.

그런 생각해 본다. 10명의 정탐꾼이 절망한 것은 너무 똑똑해서라고. 그들의 판세 분석은 틀리지 않았을 거다. 그 땅을 차지할 힘이 그들에겐 없었다. 솔직한 현실이다. 그래서 절망한 거다. 우리도 판세 잘 읽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가? 판세 잘 읽어야 한다. 하지만 판세만 읽어도 안 된다. 세상사가 언제 내 분석대로만 된 적이 있는가? 세상사나, 내 인생이나 변화의 常數는 하나님이지 환경도 사람도 아니다. 광야의 그 사람들도, 우리도 그렇게 믿어야 한다. 이런 사람만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거다.

그들의 차이는 하나였다. ‘하나님’. 갈렙과 여호수아에게는 ‘하나님’이 보였지만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이 안 보였다.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고, 두려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래서 하나님이 화나신 거다. 홍해 갈라지고, 금 송아지 박살 난 사건은 지난 일이라 치자. 지금도 성막 위 하늘에는 구름 기둥 떠 있고, 하늘에서는 만나와 메추라기 내리고 있다. 그런데도 하나님이 안중에 없는 거다. 망각의 영에 사로잡힌 것인가?

4. 그들은 假想의 현실에 무너졌던 거다. 그 대가가 너무 컸다. 40일을 1년으로 계산해서 40년간을 광야에서 다시 하나님 신뢰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가나안에 들어갈 때가 아직 안된 거다. 볼수록 아쉽지 않은가? 가나안 입성 첫 번째 도전은 이렇게 해서 실패했다. 고생스럽지만 다시 시작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 장면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바울의 Advice를 그대로 적어 보겠다.

이 모든 것은 ‘위험!’을 알리는 경고 표지입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역사책에 기록된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의 처지가 그들과 유사합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순진하게 속지도 말고 자만하지도 마십시오. 여러분도 예외가 아닙니다. 여러분도 다른 누구처럼 쉽게 넘어질 수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는 버리십시오. 그런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기르십시오.(고전10:11~12. 메시지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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