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10. 민수기 16장~18장. (성경일독 말씀 묵상)

20160211

1. 가지가 많아서인지 바람 잘 날이 없다. 모세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솔직히 모세가 이 일을 하고 싶어서 한 건가? 못하겠다고 발뺌하는 거 겨우 붙잡아서 출애굽의 지도자로 삼은 거 아닌가? 모르긴 몰라도 바로 앞에 선 날 부터 하루도 맘 편히 잔 날 없었을 거다. 찬찬히 돌이켜보면 알 거다. 너무나 고마운 존재 아닌가! 그들은 모세에게 감사, 또 감사해야 한다.

근데 이상하다. 사람들이 모세를 향해, 아론을 향해 계속 반기를 든다. 모세 입장에서는 정말 서운할 만한 일들이다. 무슨 富貴榮華를 누리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대단한 권세를 누리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예전 이집트 노예살이 할 때 본 이집트 제사장들의 권세를 생각해서 그러는 거라면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건데 말이다.

16장에서 반기를 든 사람들의 면면이 어떤지 살펴보라. 주동자 고라를 비롯하여 다단, 아비람, 그리고 그들과 동조한 250명 모두 백성들의 지도자급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랬는가? 자기들보다 훨씬 막강한 듯 보이는 모세의 권한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거다. 무슨 말인가? 자신들의 자리를 벼슬로 착각하고 있었던 거다. 그렇다. 그들은 모세가 자신들보다 훨씬 큰 능력과 권한을 가지고 자신들 앞에 서 있는 게 싫어진 거다. ‘아더메치’가 맞다. 

2. 착각은 자유고 오해는 금물이라는데 모세와 아론에 대해서 그들은 한참 잘못 생각한 거다. 모세에게 무슨 개인적 사심과 야망이 있었는가? 하나님의 부르심과 지시에 따라 그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기 위해서 섬기고 있는 것뿐이다. 벼슬하고 있는 게 아니다. 사공 많으면 배가 강으로 가지 않고 산으로 간다 하지 않는가? 일사불란하지 않으면 2백만의 사람을 어떻게 가나안으로 이끌 수 있겠는가? 하나님이 바로 그 큰일을 모세에게 맡긴 거다. 그걸 이해 못해 주면 어떻게 하나?

이런 거 보면 대형교회 목사는 아무나 못 하는 게 분명하다. 부디 모세처럼 벼슬로 알지 말고 겸손하게 하나님만 섬기면 좋겠다. 이스라엘 공동체를 하나의 교회로 본다면 교회는 계급 공동체가 아니다. 직분도 계급이 아니다. 목사는 왕이고 장로는 대신들이 아니다.

어릴 적 친구들이 그랬다. ‘너희 아버지가 교회에서 제일 높다며!’ 으쓱했다. 그렇다. 어린애들 얘기다. 애들이나 높고 낮고를 따지지 어른들은 그러면 안 된다. 하늘 가나안을 향해 가는 동안 서로가 섬겨 하늘 백성 잘 인도하는 것이 직분 맡은 자들의 소임이고, 소명 아니겠는가? 높고 낮고 따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되는 거다. 말이 쉽지 참 못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배우지 마시라.

3. 하나님이 모세에게 반기 든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봐라. 이런 ’사고방식’을 하나님이 얼마나 경계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고라와 관계된 사람들은 땅이 갈라져서 생매장된다. 그들을 도운 250명의 동조자는 불타서 죽는다. 전염병이 돌아서 14,700명이 죽는다. 무서운 징계다. 공동체를 위기에 빠트리는 그 같은 오해와 잘못된 판단, 다시는 하지 말라는 거 아니겠는가? 고라라고 하는 한 사람의 야망, 질투, 권력에 대한 욕망이 이처럼 엄청난 결과를 가지고 온 거다.

여전히 계급화, 조직화로 몸살 앓고 있는 교회 현장에 주는 메시지가 큰 사건이다. 어떤 직분을 맡든 교회 공동체는 겸손히 섬기는 것이 제일 좋다는 거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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