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한 쓸쓸함

20151020

저처럼
종종걸음으로
나도 누군가를
찾아 나서고
싶다.
(황인숙. 비)

아마
시인은
차가운 가을비 맞으며
쓸쓸하게 걸쳐있는
빛바랜 단풍을 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아직 무사히 쓸쓸하고
내 쓸쓸함도 무사하다네
하루가 얼마나 짤막한지
알지 못했다면
단 하룬들
참지 못했으리
(황인숙, 비유에 바침, 부분)

무사한 쓸쓸함에
안도하는 마음
더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이런 날
종종걸음으로
찾아갈 누군가가 있다면
쓸쓸함도 무사할 수 있을 텐데요.

쓸쓸함조차도 무사하게 만드는
그리운 사람들 많아져서
쓸쓸함에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아침
이사야를 통해서 주신 말씀이
더 귀하게 들려집니다.

시온에서 슬퍼하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어라. 재를 뒤집어 썼던 사람에게 빛나는 관을 씌워 주어라. 상복을 입었던 몸에 기쁨의 기름을 발라 주어라. 침울한 마음에서 찬양이 울려 퍼지게 하여라(사61:3. 공동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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