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보고 누워야 잠이 잘 온다
그나마 내가 세상을 대할 수 있는 유일한 자세다.
세상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밥이나 먹고 살기로 작정한 날 부터
벽 보는 게 편하다.
물론 아무도 가르쳐준 적은 없는 일이다.
여기는 히말라야가 아니다.
(허연, 면벽, 부분)
한 번쯤 해 봐서인지
벽 보고 자고,
벽 보는 게 편하다는 말에
살짝 웃게 됩니다.
뜻대로 안되는
속상한 세상 살면서
다 ’꼴보기’ 싫어 벽 보기 시작한 건데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누구는 세상 한 가운데 산정(山頂)에서 살고
누구는 세상 한 귀퉁이에서 산다.(허연, 면벽)
이런 게 싫어서였겠지요.
로뎀 나무 아래 누워 자던
엘리야도 아마 벽이 있었다면
우리처럼 벽보고 잤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자기 자신은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가서 한 로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자기가 죽기를 원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하고 로뎀 나무 아래에 누워 자더니 천사가 그를 어루만지며 그에게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 하는지라.(왕상19:4~5)
갈멘산에서
1:450으로 호기(豪氣)롭게 싸우던
엘리야의 모습이 이 정도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리가
벽 보고 자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반문하게 됩니다.
그래도
벽 보는 게 편하다고
벽만 보고 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밥벌이가 힘들어도
사는 게 속상해도 죽을 용기가 있으면
힘을 내서 일어나야지요.
혹시 압니까?
지금도 천사(Ambassador of God)가
벽 보고 힘 빠져 있을 때 도와줄지요!
마음이 뻐근하고, 힘든 게 많겠지만
벽보고 누워있지만 말고
힘내서 반듯하게 일어서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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