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 대추 한 알)
그러고 보면
대추 한 알 익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네요.
태풍 천둥 벼락 무서리 땡볕 같은
힘듦이 없었다면
대추는
붉어지지도 둥글게 영글지도 못했겠지요.
받아들이긴 쉽지 않지만
이런 걸 보면
늘 옆에 붙어있는
어려움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게 분명합니다.
스피노자가 그랬다지요.
모든 가치 있는 것은 드물고 어렵다고.(에티카)
고난.고초. 고생. 고통. 가시밭길. 시련..
피할 수 없는 거라면
절망보다
가치 있는 고난으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처럼 말이지요.
그는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고 버림을 받고 고통을 많이 겪었다. 그는 언제나 병을 앓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돌렸고 그가 멸시를 받으니 우리도 덩달아 그를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는 실로 우리가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고 우리가 겪어야 할 슬픔을 대신 겪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받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고 그가 상처를 받은 것은 우리의 약함 때문이다.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써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매를 맞음으로써 우리의 병이 나았다.(사53:3~5. 새번역)
혹
오늘 겪고 있는 아픔이 있다면
지지 말고 이겨내서
누군가를 위해 쓰임 받는
값진 고난으로 꼭 만들어 보십시오.
붉고 둥근 대추 한 알
분명히 열려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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