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장맛비 주룩주룩 올 때
읽었던 시 한편입니다.
우짜노
어, 비오네
자꾸 비오네
꽃들은 우째 숨쉬노
젖은 눈 말리지 못해
퉁퉁 부어오른 잎
자꾸 천둥 번개 치면
새들은 우째 날겠노
노점 무 당근 팔던 자리
흥건히 고인 흙탕물
몸 간지러운 햇빛
우째 기지개 펴겠노
공차기하던 아이들 숨고
골대만 꼿꼿이 선 운동장
바람은 저 빗줄기 뚫고
우째 먼 길 가겠노
(최영철, 우짜노)
남 걱정
별로 해 주지 않는 인심이어서인지
멈추지 않고 오는 비 보며
‘우짜노’하며 온갖 곳에
마음 써 주는 모습이
좋아 보이기만 합니다.
아벨을 찾던
하나님께 답한
가인의 퉁명스러움을 기억하실 겁니다.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창4:9, 새번역)
참 야박하지요!
사는게 각박하다 해서
가인 처럼 남 생각하지 않고 살면
정말 우짤겁니까?
혹시 내가
가인처럼 살고 있는건 아닌지
잘 봤으면 좋겠습니다.
우짜노를 가슴에 품고 사는
마음씀이 넉넉한
하나님의 사람들,
많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우짜노: 어떻게하지?의 경상도 사투리.
201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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