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다른가?(롬 5:1–10, 살전 3:5–11)
제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 하나로 말씀을 시작하겠습니다. 로마서 8장 28절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이 말씀은 제가 감당하기 힘든 일을 해야 할 때마다 큰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올해도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단에 서게 된 것이 부담스럽지만, 이 말씀을 붙들며 부족한 제 말씀이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로 채워질 것을 믿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1. 나의 질문들
잠시 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교회를 나갔습니다. 대학 1학년까지 교회는 계속 다녔지만 믿음은 없었습니다. 내향적인 성격 탓인지, 아니면 반항적인 기질 때문인지, 늘 이런 질문들을 품고 있었습니다.“성경에 외계인은 있나? 공룡은 어떻게 되는가?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같은 위인들은 지옥에 있는가?”
또한, 나름 착하게 살고 있는데 왜 자꾸 죄인이라고 하는지, 믿는 사람들은 무엇이 달라서 끊임없이 믿으라고 권하는지, 하나님을 믿는 것은 좋지만 왜 꼭 함께 모여야 하는지 늘 의문이 있었습니다. 대학 2학년이 되어서야 믿음을 갖게 되었고, 그때부터 제 질문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나는 무엇이 다른가?” “나는 왜 주일마다 교회를 가는가?” 이 질문은 지금까지도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두 가지 질문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그리스도인은 무엇이 다른가?
둘째, 우리는 왜 굳이 모여야 하는가?
2. 그리스도인은 무엇이 다른가?
로마서 5장은 그리스도인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자
*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는 자
*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을 부은 바 된 자
*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구원을 받은 자
* 하나님과 화목하게 된 자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고, 은혜로 구원받아 하나님과 화목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신분이 죄인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바뀐 사람입니다. 그러나 말로는 쉬워 보여도,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믿음을 갖는 데 8년이 걸렸고, 지금도 여전히 스스로에게 묻습니다.“나는 무엇이 다른가?”
갈라디아서 5장은 성령의 열매를 말합니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그러나 핵심은 이것입니다.“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우리가 성령으로 살면 또한 성령으로 행할지니라.”
성도의 차이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답은 여전히 제게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신실하다고 인정받는 분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들의 공통된 특징은 바로 항상 감사하고 기뻐하는 것이었습니다. 청년부 시절, 믿음 없는 상태에서 초등부 교사로 봉사하던 저에게 집사님들은 세상이 알지 못하는 기쁨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힘들어도 지치지 않고 즐겁게 봉사하는 모습 속에서, 저는 ‘저분들은 무엇이 다른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바라보며 감사하고 기뻐하는 사람이다. 죄는 결국 하나님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반대로 하나님의 구원을 받은 사람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뻐할 수 있습니다. 로마서 5장은 말합니다. “우리가 화목하게 되었으니 이제는 하나님 안에서 즐거워하느니라.”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안에서 즐거워하는 사람입니다. 예배 드리는 일, 식사 전 드리는 기도, 말씀을 읽는 일, 이 작은 것들이 곧 하나님과 함께함의 표시이며 기쁨입니다.
3. 우리는 왜 굳이 모여야 하는가?
내향적인 성격의 저에게는 이 질문이 늘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서 10장은 말합니다.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데살로니가전서를 통해 이유를 찾아보겠습니다. 바울은 이 교회를 3주 남짓 머물며 세웠지만, 박해로 급히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성도들의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편지를 보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왜 모여야 하는지 세 가지 이유를 발견합니다.
(1) 서로 본이 되기 위해
데살로니가전서 1장은 말합니다.“너희가 주를 본받는 자가 되었으니, 모든 믿는 자의 본이 되었느니라.” 함께 모일 때 우리는 서로에게 본이 됩니다. 제가 초등부 교사 시절 집사님들에게 본을 받았던 것처럼, 모임 속에서 믿음은 전해지고 자랍니다.
(2) 주 안에 함께 서기 위해
바울은 말합니다.“너희가 주 안에 굳게 선즉 우리가 이제는 살리라.” 성도가 주 안에 굳게 서 있는지 여부가 바울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문제였습니다. 우리 공동체가 서로 권면하며 주 안에 함께 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3) 함께 기뻐하기 위해
바울은 말합니다.“너희는 우리의 영광이요 기쁨이라” (살전 2:20)하나님 안에서의 기쁨은 혼자서는 누리기 어렵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기뻐할 수 있습니다.데살로니가 교회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믿음의 역사, 사랑의 수고, 소망의 인내 때문이었습니다(살전 1:3).
우리는 연약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셔서 함께 예배하게 하시고, 주 안에 함께 서게 하시고, 함께 기뻐하게 하십니다. 우리가 데살로니가 교회처럼 믿음이 능력을 발휘하고, 사랑으로 서로 수고하며, 소망으로 인내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휘트니 휴스턴이 생애 마지막으로 부른 곡, “I Look to You”의 가사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화려했지만 고통 많았던 삶의 끝자락에서 그녀가 고백한 찬양입니다.
내가 몸을 눕힐 때 하나님 내 소리를 들어 주세요
모든 걸 다 바쳐 열심히 살아왔지만 이유도 알지 못하고 길을 잃었습니다
겨울 폭풍이 다가와 태양을 가렸습니다 이런 고통의 삶을 겪고 난 지금
우리는 누구에게 의지해야 하나요? 나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내 모든 힘이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당신 안에 있습니다 주여
내 숨이 끊어질 것 같아 더 이상 올라오지 못할 때 나는 당신을 찾아 헤맸습니다
나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내 모든 힘이 사라진 후에야
패배는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나를 이 혼돈에서 데려가 주세요
나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나에게 기대어 주세요 나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나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내 모든 희망은 당신께 있습니다 나는 강해질 수 있습니다
나는 당신께 매달립니다 당신 안에서 나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우리도 날마다 이렇게 고백하며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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