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 기도

20150630

해 질 녘 되면
괜스레 서러울 때가 있습니다. 

밥벌이의 지겨움(김훈)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밥을 구하기 위한 삶은 너절하고 
지저분해 보여도 얼마나 빛나고 존엄한 것인가?(양귀자)

땀 흘려 일한
한낮의 분투는 존엄하고 가치 있는
우리네 삶의 거룩한 몸짓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너무 치열해서일까요? 

하루가 남겨놓은
피할 수 없는 모순과 상처와 약함이
해 질 녘 되면 땅거미 지듯
마음 한 구석을 그늘지게 하곤 합니다. 

그래서 해만 지면
여기저기서, 다양한 방법으로 
위로를 찾는 사람들로 넘쳐나나 봅니다. 

이래저래
해지면 마음의 평안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합니다. 

어디서 평안을 찾고
하루가 남겨 놓은 모순과 상처를 
넉넉하게 껴안을 수 있을까요? 

내 영혼아, 주님이 너를 너그럽게 대해 주셨으니
너는 마음을 편히 가져라(시116:7, 새번역)

해 질 녘 기도
이렇게 드려 보십시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11:28~29)

마음 다해 드리는
해 질 녘 기도는
우리를 지치게 하는 
후회와 부족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겁니다. 

해 질 때 드리는 기도로
기쁨과 안식 가득한 저녁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해 질 녘 기도도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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