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를 미워하여라고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만 너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아들이 될 것이다.(마5:43~45, 공동번역)
피해가고 싶은 말씀입니다.
敵(적, 원수)을
사랑하라는 말을 이토록
거침없이 할 수 있을까요?
주님도
적을 사랑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모르지 않았을 텐데요.
그만큼 어렵기에
하늘 아버지의 아들인 우리에게
시킨 것으로 애써 자위해 봅니다.
그나마
적들을 좋아하라(like) 하지 않고
사랑하라(love) 하신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번에 할 수 없으니 노력하고, 연습하라는 뜻이겠지요.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가자
온갖 식구와 온갖 친구와
온갖 적(敵)들과 함께
적들의 적들과 함께
무한한 연습과 함께
(김수영, 아픈 몸이, 부분)
우리가 할 일은
적과 적들의 적과
적들의 적들의 적과
만신창이가 된 이 아픈 세계가
아프지 않을 때까지
무한히 연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사랑과 평화의 길이 멀더라도
적과 원수로 가득한 이 세계를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기필코 가야 할 우리의 길입니다.
미움을 단호하게 거절하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녀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새로워질 것입니다.
미움과 분노로
모두가 아프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더 늦지 않게 연습 시작해야 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진득하게 연습하다 보면 물 스며들듯
사랑도 조용히 스며들겠지요.
함석헌 선생은
‘인간은 대포알’이라고 하셨다지요.
그만큼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움은 그만 그치고
잠자고 있는 사랑과 평화의 잠재력
힘껏 끌어내 보시기 바랍니다.
원수 사랑하라 말씀하신 주님,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
무한히 연습하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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