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연습

20150526

네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를 미워하여라고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만 너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아들이 될 것이다.(마5:43~45, 공동번역)

피해가고 싶은 말씀입니다. 

敵(적, 원수)을 
사랑하라는 말을 이토록
거침없이 할 수 있을까요? 

주님도 
적을 사랑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모르지 않았을 텐데요. 

그만큼 어렵기에
하늘 아버지의 아들인 우리에게 
시킨 것으로 애써 자위해 봅니다. 

그나마
적들을 좋아하라(like) 하지 않고 
사랑하라(love) 하신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번에 할 수 없으니 노력하고, 연습하라는 뜻이겠지요.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가자
온갖 식구와 온갖 친구와
온갖 적(敵)들과 함께
적들의 적들과 함께 
무한한 연습과 함께
(김수영, 아픈 몸이, 부분)

우리가 할 일은
적과 적들의 적과 
적들의 적들의 적과
만신창이가 된 이 아픈 세계가 
아프지 않을 때까지
무한히 연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사랑과 평화의 길이 멀더라도
적과 원수로 가득한 이 세계를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기필코 가야 할 우리의 길입니다. 

미움을 단호하게 거절하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녀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새로워질 것입니다. 

미움과 분노로
모두가 아프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더 늦지 않게 연습 시작해야 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진득하게 연습하다 보면 물 스며들듯
사랑도 조용히 스며들겠지요. 

함석헌 선생은
‘인간은 대포알’이라고 하셨다지요. 
그만큼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움은 그만 그치고 
잠자고 있는 사랑과 평화의 잠재력
힘껏 끌어내 보시기 바랍니다. 

원수 사랑하라 말씀하신 주님,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

무한히 연습하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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