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 전에 예수께서는 자기가 이 세상을 떠나서 아버지께로 가야 할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의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요13:1)
주님에게는
우리가 벌써 오래전에 잃어버린
‘끝까지’라는 말이 죽지 않고 살아 있네요.
그것도 사랑을 말이지요.
철없는 제자들,
끝까지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이렇게 사랑해 주실 텐데
목이 맵니다.
한없이 가벼운 우리로서는
벅찬 게 사실이지만
할 수만 있다면
이 같은 주님의 마음 배워보고 싶습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서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 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정호승, 그는, 부분)
아무나 할 수 없는
끝까지 사랑,
제자들의 발을 씻고
십자가 지신 주님 바라보며
새 마음 다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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