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20150331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는 자기가 이 세상을 떠나서 아버지께로 가야 할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의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요13:1)

주님에게는 
우리가 벌써 오래전에 잃어버린 
‘끝까지’라는 말이 죽지 않고 살아 있네요. 
그것도 사랑을 말이지요. 

철없는 제자들, 
끝까지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이렇게 사랑해 주실 텐데
목이 맵니다. 

한없이 가벼운 우리로서는 
벅찬 게 사실이지만 
할 수만 있다면 
이 같은 주님의 마음  배워보고 싶습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서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 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정호승, 그는, 부분)

아무나 할 수 없는 
끝까지 사랑,
제자들의 발을 씻고
십자가 지신 주님 바라보며
새 마음 다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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