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36: 사랑의 각오(롬5:18~21)

1. 멸종 위기 사랑

가을부터 불려진 이찬혁이라는 재능 있는 가수의 노래가 있습니다. ‘멸종 위기 사랑’이라는 곡입니다. “한 사람당 하나의 사랑이 있었대. 내일이면 인류가 잃어버릴 멸종위기 사랑. 어떻게든 되살려야 해.”라는 가사가 귓가를 맴돕니다. 젊은 친구가 사랑을 ‘멸종 위기’로 진단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무릎을 치게 됩니다. 이는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오늘날의 세태에 대한 날카로운 도전이자 경고이기 때문입니다.

오래전부터 “사랑이 밥 먹여주나?”라는 냉소적인 말이 떠돌았는데, 이제 그것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치열한 생존 경쟁 앞에서 사랑은 힘을 쓰지 못하고, 사치스러운 감정이나 여유 있을 때 베푸는 선심 정도로 전락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결코 멸종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오래 참을 수도, 온유할 수도 없습니다. 사랑이 있어야만 교만과 무례함을 이기고, 자기 유익을 구하지 않으며, 불의에 저항할 수 있습니다. 희망과 평화와 기쁨은 결국 사랑으로 완성됩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에 우리가 가슴 속 사랑의 촛불을 다시 밝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 사랑의 각오

오늘 말씀의 제목은 ‘사랑의 각오’입니다. 사랑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랑 안에는 무수한 긴장과 참음, 불안과 상처가 숨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선지자 호세아에게 “타인의 사랑을 받아 음녀가 된 여자를 다시 사랑하라(호3:1)”는 감당하기 힘든 명령을 내리십니다.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이 명령 앞에서 호세아는 집 나간 아내 고멜을 다시 데려옵니다. 이는 자신을 버린 이스라엘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호세아가 읽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호세아는 하나님의 지독한 각오를 깨닫고, 자신 또한 사랑의 각오를 다졌습니다. 사랑 앞에는 언제나 ‘고멜’이 서 있습니다. 사랑을 가로막는 여러분의 고멜은 누구입니까? 각오하고 사랑하는 일들이 많아질 때, 사랑은 비로소 능력이 되고 멸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1) 하나님의 사랑과 각오

요한 사도는 “하나님은 사랑이라”고 선포합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고도 했습니다(요일4:8). 하나님이 사랑이신 이유는 그 사랑 안에 인생의 아픔과 절망을 이기게 하는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결코 쉽거나 낭만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죄가 더한 곳에 은혜를 더욱 넘치게 하시는(롬5:20) 하나님의 결단이자 각오입니다. 죄가 많아질수록 포기하는 대신 더 강력한 은혜를 부어주시는 것이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예수님의 성육신은 죄와 사망이 왕 노릇 하는 적진 한복판으로 뛰어드신 하나님의 구원 행동이었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십자가에서 당신의 사랑을 확증하신(롬5:8) 그 하나님의 사랑을 만나는 순간, 우리에게도 사랑할 힘이 생깁니다. 자신의 전부를 거신 하나님의 사랑을 대면하는 그 순간이 바로 우리 영혼의 치유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2) 사랑의 힘: 치유

우리가 사랑하기 힘든 이유는 우리 내면이 깨져 있기 때문입니다. 상처가 많으면 사랑을 베풀 여력이 없어지고, 결국 사랑은 소멸해 버립니다. 그러므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깨어진 삶의 치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생명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듯, 치유의 근원 또한 하나님께 있습니다. 나의 과거, 나의 어긋난 감정과 영혼을 수리하실 분은 오직 주님뿐입니다.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마11:28)”고 초청하십니다. 진정한 사랑은 주님 안에서 마음의 쉼을 얻을 때 흘러나옵니다. 치유자이신 주님 안에서 안식과 평안을 누리며 “하나님이 정말 나를 사랑하시는구나”를 깊이 깨달을 때, 우리의 사랑은 넓어집니다. 치유는 사랑에서 오고, 회복된 영혼은 다시 사랑을 만들어 냅니다. 바울의 고백처럼, 하나님께 받은 위로가 있을 때 우리는 환난 중에 있는 이웃을 능히 위로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고후1:4).

3. 사랑의 방향

사랑을 행할 때 주의할 복병은 ‘감정’입니다. 감정은 사랑을 돕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장 큰 방해물이 되기도 합니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억지로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하나님도 억지 춘향 식의 사랑을 원치 않으십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상처받았다고 해서 마음의 방향을 미움 쪽으로 틀어버리면, 우리는 미움에 종속되어 사랑도 치유도 잃게 됩니다.

그러나 사랑하기 힘든 순간에도 의지적으로 방향을 ‘사랑’ 쪽으로 잡으면 우리는 자유해집니다. 이 방향성이 우리를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 줍니다. 불의와 죄는 거부하되, 사랑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거룩한 애씀이 우리를 성도답게 합니다. 사랑이 멸종될 만큼 위태로운 시대입니다. 사랑으로 오신 주님, 그리고 다시 오실 주님을 마음에 품고, 포기하지 않는 사랑의 각오로 이 시대를 살아내시길 바랍니다.

Romans 36: The Resolution of Love (Romans 5:18-21)

1. Endangered Love

There is a song released this past autumn by a talented artist named Lee Chan-hyuk. It is titled “Endangered Species.” The lyrics linger in my ears: “They say there used to be one love for each person. Love, an endangered species that humanity will lose by tomorrow. We must revive it, no matter what.” It is surprising that a young artist diagnosed love as an “endangered species.” While startling, it compels us to slap our knees in agreement. It serves as a sharp challenge and a warning against the current state of the world, which lives on having lost its most important value.

For a long time, the cynical question “Does love put food on the table?” has floated around, and now it has become our reality. In the face of fierce competition for survival, love is powerless; it has been relegated to a luxury or a mere act of benevolence shown only when one can afford it. Yet, love must never go extinct. Without love, we cannot be long-suffering or kind. Only with love can we overcome arrogance and rudeness, seek not our own benefit, and resist injustice. Hope, peace, and joy are ultimately completed through love. This is why we must relight the candle of love in our hearts during this Advent season as we await the Lord’s coming.

2. The Resolution of Love

The title of today’s message is “The Resolution of Love.” This is because love does not happen automatically; it requires grim determination. Hidden within love are countless tensions, endurance, anxiety, and wounds. God gave the prophet Hosea a command that was impossible to bear: “Go, show your love to your wife again, though she is loved by another man and is an adulteress” (Hosea 3:1). Faced with this unacceptable command, Hosea brings back his wayward wife, Gomer. He likely did so because he understood the heart of God, who continues to love Israel even though she abandoned Him.

Hosea realized God’s fierce determination and, in turn, made his own resolution to love. Standing before love, there is always a “Gomer.” Who is the Gomer blocking your love? When we resolve to love despite the obstacles, love finally becomes power and escapes the crisis of extinction.

(1) God’s Love and Resolution

The Apostle John proclaims, “God is love.” He also stated that whoever does not love does not know God (1 John 4:8). The reason God is love is that within His love lies the “Way” to overcome life’s pain and despair. God’s love is never easy or romantic. It is God’s decision and resolution that “where sin increased, grace increased all the more” (Romans 5:20). God’s way is not to give up as sin increases, but to pour out even more powerful grace. Jesus’ incarnation was not a romantic gesture; it was God’s saving action, diving into the very heart of enemy territory where sin and death reigned.

The moment we encounter the love of God, who demonstrates His own love for us while we were still sinners (Romans 5:8), we gain the strength to love. The moment we face the love of God, who staked His everything on us, is the very moment the healing of our souls begins.

(2) The Power of Love: Healing

The reason we find it difficult to love is that we are broken inside. When we have many wounds, we lack the capacity to offer love, and eventually, love extinguishes. Therefore, to love, the healing of a broken life must come first. Just as the source of life is in God, the source of healing is also in God. The only One who can repair my past, my distorted emotions, and my soul is the Lord.

Jesus invites us, “Come to me, all you who are weary and burdened” (Matthew 11:28). True love flows out when we find rest for our souls in the Lord. When we enjoy rest and peace in the Lord, our Healer, and deeply realize, “Ah, God truly loves me,” our love expands. Healing comes from love, and a restored soul creates love again. As Paul confessed, when we receive the comfort of God, we are able to comfort and love our neighbors in their troubles (2 Corinthians 1:4).

3. The Direction of Love

The ambush we must be wary of when practicing love is “emotion.” Emotions can aid love, but they can sometimes be the greatest obstacle. It is impossible to force ourselves to love someone we cannot love, and God does not desire forced love either. What is important here is “direction.” Love is not an emotion; it is a direction. If we turn the direction of our hearts toward hatred because we have been hurt, we become enslaved by hatred and lose both love and healing.

However, if we volitionally set our direction toward “love” even in moments when loving is difficult, we become free. This directionality sustains us so we do not collapse. While we must reject injustice and sin, the holy struggle to not let go of the cord of love makes us true saints. We live in an age where love is in danger of extinction. Bearing in our hearts the Lord who came as Love, and who will come again, I hope you live through this age with a resolution of love that never gives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