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4. 주일 설교. 예수님의 질문 6: ‘너희도 떠나겠느냐?'(요6:66~68). 성찬주일

 

예수님의 질문 6: ‘너희도 떠나겠느냐'(요6:66~68)

1.떠남
오늘 6번째 예수님께서 하신 질문 보겠습니다. ‘너희도 떠날거니?’ 밀물처럼 따라 오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것을 보면서 착잡한 가운데서 던진 질문입니다. 떠나는 이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 남아 있는 이들에 대한 걱정과 소원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이런 마음으로 보냈을까요? ‘목사님, 떠날께요!!’ 저에게 ‘떠난다’는 말은 힘들고 아픈 말입니다. 저만 그렇겠습니까? 산다는 것은 떠나는 것, 만남이 있으면 작별이 있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에 섭섭하고, 힘들어도 견뎌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만나고, 떠나는 것이 많이 쉬워지고, 가벼워졌지만 심사숙고해야 하는 중요한 삶의 과제라는 것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너도 떠날거니?’ 라는 주님의 질문, 오늘 보면서 ‘주님, 저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떠나지 않겠습니다’ 대답하고, 다지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2.떠나는 제자와 남는 제자
오늘 본문은 6장 후반부 입니다. 전반부에는 오병이어로 5,000명 먹인 사건이 나오고, 그 사건 후에 예수님을 극성스럽게 따라 다니는 사람들이 밀물처럼 들어오게 됩니다.

6장에서는 이 사람들도 ‘제자’로 부르지만, 기적을 보고 무엇인가를 기대하면서 따라다니는 사람들이고, 이 사람들이 주님을 떠나게 되는 것입니다.

6장을 제자로 구분해보면 ‘떠나는 제자’와 ‘남는 제자’,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떠나는 제자’와 ‘남는 제자’, 전부 주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이지만 떠나는 제자들은 잘못 들었고, 남는 제자들은 그 사람들 보다는 잘 들었던 제자들입니다.

떠나는 제자들이 떠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6:55~56절에 나옵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한다’

오병이어의 엄청난 기적과 능력을 보면서 가난과 로마의 압제에서 구해줄 메시아로 잔뜩 기대하고 따랐는데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셔야 한다’는 이해하기도 힘들고, 받아들이기도 힘든 얘기가 나오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것처럼 썰물처럼 떠나게 됩니다.

떠난 자는 몰랐고, 남은 자는 알았습니다. 떠난 자는 오해했고, 남은 자는 이해해서 남았습니다.

68~69절에 ‘남은 자’인 베드로의 대답이 나옵니다. 떠난 자들을 보면서 주님이 묻습니다. ‘너희도 갈거니?’ 베드로 뭐라 합니까? ‘생명을 주는 영생의 말씀이 있는데 우리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주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주님은 하나님이 보내신 분이십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신앙에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절대적입니다. 알지 못하는 신앙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아서 쉽게 흔들리지만, 아는 신앙은 깊이 뿌린 나무와 같아서 견고하고 안정적입니다.

아는 신앙과 모르는 신앙이 얼마나 다른지 표로 정리해 왔으니까 얼마나 다른지 실감해 보십시오.


보통 차이가 아닙니다. 알수록 좋고, 알수록 깊어집니다. ‘너도 떠날거니?’ 물을 때, 떠나지 않으려면 알아야 합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다양한 이유로 교회와 신앙을 떠납니다. 떠나는 분들 중에는 오랜 기간 교회에 몸담고 있던 분들도 있습니다. 장로도 있고, 권사도 있습니다. 심지어 목사도 있습니다.

시련이 와서 떠나고, 세상이 좋아서 떠나고, 목사 때문에 떠나고, 교인들 때문에 떠나고, 불편해서 떠나고, 바빠서 떠나고, 마음에 안 맞아서 떠나고, 교회가 커서 떠나고, 작아서 떠나고. 수 많은 떠남의 조건이 있는데 모든 떠남의 이유는 결국 하나입니다. 알지 못해서, 피상적으로 알아서 떠나는 것입니다.

피상적으로 알아도 떠나지 않을 수 있지만 알고 남아 있는 것과 모르고 남아 있는 것의 차이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너도 떠날 거니?’ 라는 질문에 베드로 처럼 아니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깊이’가 중요합니다. 깊어야 견고해 져서 사소한 것에 흔들리지 않고 본질에 집중 할 수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은 ‘깊이’에서 옵니다.

3.깊이
깊다는 것은 다른 게 아닙니다. 세 가지 조건을 가지는 게 ‘깊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첫째가 구체성, 둘째가 일관성, 셋째가 관계성입니다.

(1) 구체성-피상성
깊다는 것은 구체적이라는 것입니다. 깊은 신앙은 구체적인 신앙입니다.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힘들어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해 볼려고 하는 것, 이게 깊은 것입니다. 아는 것으로 그치게 되면 신앙은 피상적인 신앙 밖에 될 수 없습니다.

(2) 일관성-변덕성
두 번째, 깊다는 것은 ‘한결같다’는 것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좋을 때나 힘들 때나 ‘변함없이’, ‘일관된게’ 가야 할 길이라면 가고, 하나님을 신뢰하고, 해야 할 일 한다면 깊은 것입니다. 꾸준한 게 깊은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 처럼 ‘변덕스럽게’ 변하면 믿음은 흔들리게 되고, 이 ‘변덕성’이 무너지게 만듭니다.

(3)관계성-단절성
세 번째 깊음의 조건은 관계성입니다. 깊다는 것은 하나님과 끈임없이 관계하고, 사람과도 친밀하게 관계하는 게 깊은 것입니다. 혼자 고립되어 단절되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식으로 사는 것은 깊다고 할 수 없습니다.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관계하고, 교우들과 교제하고, 관계하면서 위로와 격려와 도움을 주고 받는 게 깊은 신앙이고, 깊은 것입니다. 깊이는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속에서 만들어 집니다.


잠수부가 밑으로 내려 갈수록 압력이 커지는 것 처럼 깊어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단계 단계 고비가 있고, 고통이 있지만 극복할 때 깊이 있는 성숙한 신앙, 성숙한 삶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깊음이라고 하는 열매가 있기를 바랍니다.

4.성찬
이제 성찬을 받을텐데 성찬의 말씀이 처음 전해 질 때에 사람들은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떠난 제자들이 왜 떠났습니까? 주님의 말씀을 피상적으로 깊게 이해하지 못해서 떠나게 됩니다.

60절. ‘아 어렵다. 이런 말씀을 어떻게 알아 들을 수가 있어’. 어려운 말 중에 있던 게 성찬의 말씀입니다.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이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51절), 너희가 내 살을 먹지 않고, 내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 속에는 생명이 없다(53절).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있고 나도 그 사람 안에 있다'(56절)

듣고 싶은 얘기가 있었는데 다른 소리를 하는 겁니다. 이들이 듣고 싶은 얘기가 뭐겠습니까? ‘내가 로마놈들 다 없애 버리겠다. 더 이상 굶게 내버려두지 않겠다.’ 오병이어 기적 때처럼 대박을 기대했는데 ‘이상한’ 얘기만 하는 것입니다.

떠난 사람들 중에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눈치 챈 사람들 있을 것입니다. ‘이거, 죽겠다는 것 아닌가? 그러면 우리는 뭔가? 같이 죽어야 하는가? 같이 희생해야 하는가?’.

주님은 많은 추종자들에게 관심이 있지 않았기에 눈치 보지 않고 할 말이 있으면 힘들어도 말씀하십니다.

‘알고 따르라. 내가 온것은 먹는 빵을 주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생명의 빵을 주기 위해 왔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와 연합하고, 동거 할 때 영혼이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게 된다. 나는 내 살을 주고, 내 피를 흘려서 그 일을 할 것이다. 나와 함께 하자.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면 내가 네 안에 있어 하나님이 다스리고 하나님이 함께 하는 영생을 삶을 살 수 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받아라’.

이게 성찬의 뜻이고 의미입니다. 떠난 자는 이해하지 못해고, 남은 자는 알아차렸던 것입니다. ‘너희도 떠날 거니? 주님 아닙니다. 구원을 주시는 영생의 말씀이 있는데 어떻게 가겠습니까? 주님과 함께 하겠습니다'(68절)

오늘의 성찬이 깊어지는 은혜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십자가에서 생명을 주신 주님이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영광의 왕이신 주님의 피를 받고 살을 받으면서 심기일전, 새롭게 살아가십시다. 깊어지십시다. 일어나십시다. 힘을 내십시다.

 

Jesus’ Question #6: “Do you also want to leave?” (John 6:66-68)

1. Departure
Let us reflect on the sixth question Jesus asked: “Do you also want to leave?” It is a question filled with a mix of sorrow and hope, spoken as He watched people who once followed Him in multitudes now scatter like the ebbing tide. This question expresses His compassion for those departing and His care for those remaining.

How did He let them go? Was it with the sentiment of the Korean poet Kim Sowol, who wrote,
*”When you leave, for my sight is loathsome to you, I will let you go in silence,
Scattering azaleas in your path.”*

Could Jesus have sent them off with such a heart? When someone tells me, “Pastor, I’m leaving,” the words pierce like a thorn. It’s a difficult and painful moment, but isn’t this true for all of us? Life is a series of meetings and farewells, beginnings and endings. These inevitable transitions are bittersweet but must be endured.

Even as departures and goodbyes have become easier and lighter in modern times, the challenge of discerning when to let go and when to hold on remains a critical part of life.

Today, as we hear Jesus’ question, “Do you also want to leave?” let us respond like Peter: “Lord, no matter what happens, I will not leave.” May this be a blessed time of renewed commitment.

2. Disciples Who Leave and Disciples Who Stay
Today’s passage is from the latter half of John 6. The earlier part recounts the miraculous feeding of the 5,000, after which crowds fervently followed Jesus, drawn by the miracle like a surging tide.

In this chapter, these people are also called “disciples,” but their discipleship was superficial, based on witnessing miracles and expecting something from Jesus. However, these very followers would later leave Him.

We can categorize the disciples in John 6 into two groups: “those who leave” and “those who stay.” While both groups heard Jesus’ words, the departing disciples misunderstood them, whereas the remaining disciples understood better.

The decisive turning point for the departing disciples is found in verses 55-56:
“For my flesh is true food, and my blood is true drink. Whoever eats my flesh and drinks my blood remains in me, and I in them.”

Initially, they were drawn to Jesus, hoping He would free them from poverty and Roman oppression. However, when Jesus spoke of eating His flesh and drinking His blood—words hard to understand and harder to accept—they left, feeling as though their trust had been betrayed.

Those who left did not understand; those who stayed did. Those who left were offended, while those who stayed comprehended.

Peter, speaking for the ones who stayed, responds in verses 68-69:
“Lord, to whom shall we go? You have the words of eternal life. We have come to believe and to know that you are the Holy One of God.”

In faith, the difference between knowing and not knowing is absolute. Faith without understanding is like a reed swayed by the wind, easily shaken. But faith rooted in knowledge is like a deeply planted tree—stable and steadfast.

Please take a look at the table to see how much faith you know and don’t know.

Many today leave the church and their faith for various reasons: trials, worldly allurements, dissatisfaction with pastors or fellow believers, discomfort, or simply being too busy. Yet, the ultimate reason for every departure boils down to not truly knowing Jesus or knowing Him only superficially.

Superficial understanding might suffice for staying a while, but staying without truly knowing results in fragility. To answer Jesus’ question, “Do you also want to leave?” with a firm “No,” we must pursue depth in our faith. Depth fortifies us against distractions and enables us to focus on the essence of our faith.

3. Depth
Depth in faith can be defined by three conditions: specificity, consistency, and relationality**.

(1). Specificity vs. Superficiality
Depth means being specific. A deep faith goes beyond mere knowledge; it seeks to practice faith concretely, even through hardship. Superficial faith remains shallow, failing to transform into action.

(2) Consistency vs. Fickleness
Depth means steadfastness. A deep faith is unwavering through trials, whether in times of joy or difficulty. It persists without changing like a chameleon in response to circumstances. Inconsistency weakens faith, leading to instability.

(3) Relationality vs. Isolation
Depth means maintaining relationships—with God and with others. Deep faith actively engages with God through prayer and the Word, and with others through fellowship and support. Isolated faith, disconnected from God and the community, cannot grow deep.

Just as a diver faces greater pressure as they descend, developing depth in faith is not easy. It requires overcoming challenges step by step. Yet the reward is a mature faith and life rooted in depth.

4. The Eucharist
As we prepare to partake in the Eucharist, let us remember that when Jesus first introduced this sacrament, many disciples could not understand it.

Verses 60 and 66 record their reaction:
“This is a hard teaching. Who can accept it?” Many left, unable to grasp the meaning behind His words.

“I am the bread that came down from heaven. This bread is my flesh, which I will give for the life of the world”(verse 51).
“Unless you eat the flesh of the Son of Man and drink his blood, you have no life in you” (verse 53).

Jesus did not cater to the crowd’s expectations of a political or material Messiah. Instead, He declared that He came to offer the bread of life—Himself. Those who left misunderstood this profound truth, while those who stayed recognized its eternal significance.

Today, as we partake in the Eucharist, may it be a time of deep grace. Jesus, who gave His life on the cross, is present with us even now. Let us receive His body and blood, renew our strength, and live anew in Him. Let us deepen our faith, rise again, and press on with cou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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