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6. 주일 설교: 주님께 돌아갑니다.(롬11:36). 김명숙 전도사

 

말씀: 주님께 돌아갑니다(롬11:36)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

벌써 12월 한 주를 보내고 성탄절을 기다리며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봄, 여름, 가을을 지나 푸르렀던 나무들은 잎들을 떨구고, 숲 속의 어느 동물들은 깊은 겨울잠을 시작합니다. 자연의 계절이 있듯이 인생에도 계절이 있지요. 몇 년 전에 한 분 한 분의 추억의 사진들을 게시하여 함께 보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 추억의 사진 속의 앳된 소년과 소녀는 어느새 청년을 지나 중년이 되시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셨습니다. 언젠가 여기서 제일 막내인 성윤이도 할아버지가 되겠지요. 지나온 시간들과 지금의 모습과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 그 처음과 끝을 하나님 안에서 깨닫고 소망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자연의 순리를 그대로 담아서 더 아름다운 동영상 한 편을 함께 보려고 합니다. 중앙아시아 파미르 고원에서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입니다. EBS 다큐프라임 – 중앙아시아, 살아남은 야생의 기록 4부 파미르와 히말라야_#002 영상 편집
www.youtube.com/watch?v=jeSD2IcLVaw

이 영상을 보며, 처음에는 너무 슬퍼 펑펑 울었습니다. 새끼 양을 두고 죽음을 맞이하는 마르코폴로 어미 양과, 어미를 찾아와서는 오랫동안 떠나지 못했던 어린 양의 모습에 얼마나 가슴이 아렸는지 모릅니다. 마지막 숨을 거두는 양의 눈빛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여전히 슬프지만, 몇 번을 보고 또 보면서 슬픔 너머 함께하는 다른 것들과의 조화와 평화를 보게 됩니다. 양이 몸을 내맡긴 파미르 고원의 초지와 산이 보이기 시작하고, 양을 개에게 먹이로 주는 유목민과 그것을 먹는 개의 모습과 저만치 있는 다른 가축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밤이 지나 새벽이 오고 낮이 되는 시간과, 고원을 흐르는 바람 소리가 들립니다. 생명과 죽음, 자연과 사람, 시간과 공간! 이 모든 것들 속에는 카메라 앵글이 잡을 수 없는 창조주 하나님의 숨결과 질서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께로 돌아갑니다. 그분으로부터 왔으니 그분께 돌아갈 날을 기다립니다. “만물이 그에게서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과 혹은 왕권들이나 주권들이나 통치자들이나 권세들이나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골 1: 16).

대자연 파미르 고원에서 우리 삶으로 들어와 봅니다. 우리는 하나님 지으신 만물, 그 모든 것과 공존하며 함께 주님께 돌아가는 하나님의 피조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주에게서 나오고: 여러분과 저는 하나님으로부터 와서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그분의 생기로 지음을 받은 사람입니다.

주로 말미암고: 하나님과 함께 사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 구석구석 당신의 질서 가운데 우리를 지탱하시고 유지시키시고 인도하십니다. 어느 것 하나 우연은 없습니다. 모든 것은 그분의 주권 아래 있습니다.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우리의 근원되신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떠남이고 또다른 시작입니다. 우리의 근본으로 돌아가 회복되는 것입디다.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그래서 우리의 존재 자체는 하나님의 영광에 의한 것이고, 존재의 궁극의 목적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리는 데에 있습니다. 온 우주만물과 함께.

그러면 주님의 섭리 가운데, 오늘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을 향해 영광의 삶을 올려 드릴 수 있을까요? 바울이 인생의 봄, 여름, 가을을 거쳐 겨울 끝자락에서 마지막으로 쓴 유언과도 같은 당부를 보며 마음에 깊이 새기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우리도 한 번쯤은 ‘그날’, 우리의 삶이 다하는 날, 하나님과 예수님 앞에 서게 될 우리 모습을 생각해 보며, 이 말씀을 부여 잡기를 소망합니다.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 4:6~8).

바울은 하나님께 자신의 마지막까지 부어 드릴 날이 가까워 옴을 압니다(6절). 떠날 때와 갈 곳을 아는 것만큼 복된 것은 없습니다. 이것을 깊이 묵상할수록 우리 삶은 더 진실하고 지혜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소망만큼 위로와 기쁨이 되는 것이 또 있을까요?

선한 싸움을 싸웠다고 고백합니다(7a). 바울은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육신 안에 가지고 있는 연약한 죄와 사망의 법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겨 냅니다(롬 7:24~8:2). 진리가 아닌 거짓을 전하며 교회를 해하는 거짓 가르침으로부터 교회를 지키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신 소명을 따라 달렸습니다(7b).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는 경주자로 온 맘과 힘을 다해 수고하였습니다(빌 3:13~14).

믿음을 지켰습니다(7c). 세상의 헛된 말과 거짓 가운데서 믿음을 지키며 참 복음을 전했던 바울은 이제는 디모데가 그 일을 믿음으로 해 나가길 당부합니다(딤전 6:20).

그리고 하나님께 돌아갔을 때의 면류관, 그 영광을 사모하며 그것이 바울의 소망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소망이라고 말씀합니다(8절). 모든 눈물 씻겨 주시며 ‘잘 하였다. 내 아들아’ 부르시며 면류관을 씌워주시는 주님과 함께 사는 날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여러분과 저는 지금 인생의 어디쯤에 와 있는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인생의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더 늦기 전에 바울의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도록 살면 좋겠습니다.

노사도의 당부를 다시 한 번 우리 가슴에 새기며, 선한 싸움을 싸우며, 소명을 다해 달려가며, 믿음을 지키며 살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우리됨을 알고, 우리의 하루하루를 주님께 드리며, 우리의 본향을 향한 여정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리는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겨울이 깊어가고 성탄절을 기다리며 한 해를 돌아보는 계절에, 이 순례의 길을 계속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시편 39편을 함께 읽고 싶습니다.

“여호와여 나의 종말과 연한이 언제까지인지 알게 하사 내가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 주께서 나의 날을 한 뼘 길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 사람은 그가 든든히 서 있는 때에도 진실로 모두가 허사뿐이니이다 (셀라). 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 같이 다니고 헛된 일로 소란하며 재물을 쌓으나 누가 거둘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주여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시 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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