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2. 주일 설교: 싫증나는 신앙의 극복(막14:32~42). 양은익 목사

 


말씀: 싫증나는 신앙의 극복(막14:32~42)

1.
오늘은 ‘싫증’ ‘권태’ ‘지루함’에 대한 문제를 묵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어는 다르지만 비슷한 말들입니다. 어떤 것들에 대해 하기 싫은 마음, 시들해진 마음의 상태가 싫증이고, 권태입니다. 밥 퍼 놓으면 식는 것 처럼, 시간이 지나게 되면 사랑도 식고, 믿음도 식고, 섬기도 식습니다. 식지 않는 열정을 보기가 힘듭니다.

에덴 동산의 아담과 하와에서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게 싫증이고, 요즘 들어 더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게 싫증, 지루함, 권태입니다. 요즘은 지루하면 죄입니다. 쉽게 좋아하고, 쉽게 지루해 합니다. 늘 보는 모습이라 그러려니 넘길 수 있는 문제같지만 가볍게 넘겨서는 안되는 게 싫증의 문제입니다. 특별히 우리 신앙인들은 더 예민하게 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싫증은 영혼의 적이고, 신앙의 빨간불입니다. 신앙도 싫증 날 수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신앙의 삶이 지루해지고, 따분해 지기 시작합니다. 신앙의 싫증은 싫어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고, 영혼과 마음에 대단히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힘을 빼버립니다. 사랑할 힘,믿음의 힘, 살아갈 힘, 섬김의 힘. 쑥 빼버립니다. 아담 하와처럼 유혹에 쉽게 넘어갑니다. 해서는 안되는 일에 눈길이 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을 향한 반감과 반역으로까지 넘어가게 됩니다.

싫증, 가볍게 보시면 안됩니다. 싫증은 신앙의 길을 막고, 퇴보하게 만드는 대단히 큰 복병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죄성과 인간적인 연약함이 싫증을 만들어내서 하나님의 은혜를 막아 버립니다. 잘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마음의 상태입니다.

생활에서 일어나는 싫증과 신앙의 싫증은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삶이 권태로우면 신앙도 권태롭게 됩니다. 신앙이 권태롭기 시작하면 삶도 싫증나기 시작합니다. 어떤 싫증이든 싫증의 증상이 나타나면 마음을 잘 파수해서 싫증의 순간을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요즘 싫증나는게 뭔지 한번 살펴 보시겠습니까? 예전에는 즐겁고, 신났는데 지금은 보기도 싫고, 하기도 싫고, 듣기도 싫은 거. 하나도 끌리지 않는 거. 어쩔 수 없이 하는 거. 혹시 있다면 잘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싫증의 때를 잘 보내면 성숙해지고, 잘못 보내면 낙심과 우울로 빠지기 때문에 잘 보내야 합니다. 싫증 나는 게 있다면, 다시 열정을 품고 신나게 하는 기쁨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2.
오늘 본문에 보면 제자들이 정신 없이 자는 장면이 나옵니다. 지금 얼마나 긴박한 순간입니까? 주님께서 그렇게 자지말고 깨어 기도하라고 했지만 잠에 취해서 자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정황을 보면 졸만큼 피곤한 일이 없었는데도 졸고 있습니다. 피곤해도 중요한 일이 벌어지면 정신 차리는 게 맞는 건데 계속 자고 있습니다.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주님이 기도하라고 말씀하시지만 그건 맨날 듣는 얘기일뿐입니다.

목사들이 맨날 하는 말이 뭡니까? 기도하십시오. 말씀보십시오. 사랑하십시오. 이런 얘기 들을때 어떠십니까? 마음 깊이 받아 들이십니까? 그래야 되는데 왜 내가 기도하고, 말씀을 보는지를 모르게 되면 어느날 부터인가 이런 말이 끔직이도 듣기 싫어지고, 싫증나고, 들리지 않게됩니다.

제자들은 지금 세 번씩이나 깨우는 주님이 귀찮은 겁니다. 과잉적 권태에 빠진 겁니다. 과잉적 권태는 똑같은 것을 계속하면 싫증나는 권태가 과잉에 의한 권태입니다. 의미를 생각하지 않으면 나올 수 밖에 없는 싫증이고, 권태입니다.

3.
저는 여러분들이 기도하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기도가 싫어지고, 싫증날까 조심스럽습니다. 하나님이라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하나님에 대해 무감각해 지고, 싫증이 날까 걱정이 됩니다. 이런 신앙의 싫증이 실제로 있습니다.지금 졸고 있는 제자들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닙니다. 이 사람들 주님이 부를 때 어떻게 따라갔습니까?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해 주겠다’는 말을 듣고,다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섰던 사람들입니다. 열정이 넘치던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되 버렸습니까? 의미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예고하고, 배신을 얘기하고, 배신 안하겠다 큰 소리쳤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무슨 말씀을 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의미를 놓치면 싫증나게 되 있고, 싫증나면 졸리게 되 있습니다. 하지만 의미를 알면 진지해 지고, 진지해 지면 감동 받고 마음 한 구석에 뜨거움이 솟구쳐 오르게 됩니다.

다이돌핀(Didorphin)이라는 말 들어 보셨습니까? 여러분들이 잘 아는 엔돌핀보다 무려 4000배나 더 효과가 좋은 아주 강력한 홀몬입니다. 근데 이 다이돌핀이라는 홀몬은 깨닫고, 감동받을 때 나옵니다. 싫증이 사라집니다.

싫증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쉬어야 합니다. 쉬면서 묵상해야 합니다. ‘싫증나면 묵상하라. 싫증나면 성찰하라. 싫증나면 생각하라’ 생각하면서 의미를 확보하십시오. 싫증이 나면 의미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삶의 의미, 생명의 의미, 신앙의 의미, 좁게는 가정의 의미, 부부의 의미,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최대한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왜 사는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하나님이 내 삶에 주신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원하시는지, 부족한 게 무엇인지.. 이런 의미가 살아있어야 합니다. 졸고 있던 이 제자들 언제 무기력한 삶을 극복합니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성령의 강림을 겪고나서 다시말하면 신앙의 의미를 확보하고 나서 극복하게 됩니다. 의미를 놓치면 싫증이 나를 장악하지만, 의미를 잡으면 내가 싫증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4.
의미를 확보하는 최고의 길이 있습니다. 하나님 사랑하십시오. 이웃을 사랑하십시오. 삶의 의미를 확보하려면 이 두 가지가 살아 있어야 합니다.

(1) 하나님을 사랑하려면 하나님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알려면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야 합니다. 자기 생각으로 판단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이 알려 주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을 알아갈 때 하나님이 보이기 시작하고, 하나님이 강하게 끄는 그 힘을 받게 됩니다. 성령이 끌어 주시고, 그 성령께서 깨지기 쉬운 나를 이끄사 견고한 삶, 뜨겁고, 감격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하나님을 아는 순간에 다이돌핀이 분출합니다. 생을 감사하게 만들고,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를 알게 만들어 주십니다.

(2) 이 뜨거운 사랑을 가지고 이웃을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지루함과 싫증을 없애주는 특효약입니다. 사는 게 싫증나고, 귀찮은 분 계시면 사랑하세요. 입술로만 사랑하지 말고 몸으로 사랑하세요. 강아지만 사랑해도 살아나는데, 사람 사랑하면 말해 뭐하겠습니까? 저 사람 나 없으면 죽어. 이런 마음으로 땀을 흘리는 사랑의 수고, 사랑의 섬김을 하면 뜨거움이 솟아나게 됩니다.

몸으로 섬기고, 땀 흘려 사랑하다보면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랑이 나에게 알려 줍니다. 자기만 알면 권태가 오지만, 타자를 섬기고, 사랑하면 기쁨이 옵니다. 싫증의 사인이 오면 빨리 섬기고, 봉사하고, 사랑하십시오. 불평보다 백배 천배 낫습니다. 속상하면 교회와서 청소라도 하세요. 누가 압니까? 청소하다 성령께서 강하게 임재해서 마음을 만져 주실지.

초대교회 성도들의 별명이 두 가지 있습니다 걱정하는 않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 멋있지 않습니까? 133년경에 철학교사였던 아리스테이데스라는 사람이 로마의 하드리안 황제에게 기독교를 변호하면서 쓴 보고서가 있습니다. 몇 구절만 읽어 드리겠습니다.

‘왕이시여, 그들은 자기들이 하지 않을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해를 끼치려 하는 자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 줍니다. 그들은 온유하며 너그럽습니다. .그들은 종이나 하녀 또는 그들의 자녀들에게 사랑을 베풀어줌으로써 그들이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설득합니다. 종이나 하녀가 신앙을 받아 들이고 그리스도인이 되면 그들은 아무런 차별없이 종이었던 자를 형제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과부를 멸시하지 않으며, 고아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습니다. 그들 가운데 가난하거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이틀이나 사흘 동안 금식해서 아낀 양식을 자기보다 더 가난한 자들에게 베풀어 줍니다’

이렇게 사랑하면서 그들의 마음은 뜨거웠을 거에요.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사랑하고 있습니까? 말씀을 맺겠습니다. 신앙이 싫증나는 순간이 오면 싫증에 무너지고 말고 꼭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싫증과 불신을 몰아내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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