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7. 주일 설교: 감사, 하나님의 현실을 사는 것(빌2:6~11). 양은익 목사.

 

감사, 하나님의 현실을 사는 것(빌2:6~11)

오늘 설교를 통해 감사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여러분들의 마음 한 가운데 깊게 자리잡기를 바랍니다. 감사가 생각만큼 잘 안되고, 힘든 삶의 현실로 감사를 잃어 버린 분들은 잘 들으셔서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확인하고 바꾸시기 바랍니다.

1.
오늘 감사절 말씀으로 택한 본문은 빌립보서 2장 6절부터 11절 입니다. 빌립보서와 복음의 마스터 스토리(master -story), 돛대와 같은 말씀, 중심 말씀인데, 이 말씀을 읽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 안에 우리가 감사해야 할 근거가 단단하게 박혀 있습니다.

본문에서 감사의 조건이 뭔지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6절입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하나님이신 분이 자기를 낮춰(자기 비하) 이 땅에 오셨고, 자기를 내어줘(자기 내어줌)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것입니다.

9절 보십시오. 이러므로,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 하나님이 다스리고 통치하시는 세계, 그러한 삶의 현실이 우리에게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믿음이 없으면 말도 안되는 소리이고, 묵은 신자들에게는 하도 들어서 맥빠지는 소리로 들려질 수 있는 얘기지만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질서가 있고, 그런 현실 속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중 현실이 있습니다. 내가 매일 살아가는 현실, 땅의 현실과 하나님이 주도하시고, 다스려 나가시는 하나님의 현실입니다. 이 두 현실을 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땅에서 일어나는 자신의 현실만 보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간섭하시고, 일하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세계, 하나님의 현실이 있다고 말합니다.

2.
문제는 내가 처한 현실보다 하나님의 현실이 훨씬 큰데도 하나님의 현실은 보지 못하고, 자신의 현실에만 과도하게 매여서 쩔쩔 매는 이들이 대다수라는 것입니다. 감사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오. 지구가 크지만, 태양계에 비하면 별거 아닙니다. 태양계 큽니다. 하지만 은하계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 은하계가 크지만 전체 우주에 비하면 별 거 아닙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크게 보여지는 지금의 내 현실은 하나님의 현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롬8:18절 입니다.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 내가 처한 고난의 현실이 대단한 것 같지만 하나님의 영광의 관점에서 보면 비교조차 할 수 없이 작다는 겁니다. 칼 바르트라는 신학자는 이 구절을 보면서 이런 ‘전무 후무한 관찰 방식’이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여러분들도, 어려운 일이 일어날 때마다 이 말씀으로 전무후무한 관찰을 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장차 나아게 나타날 영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나님의 현실을 가지고 자신의 현실을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영광과 자신의 고난이 비교 될 것이고, 그러면 크게만 보여 자신을 꼼짝 못하게 했던 고난이라는 현실이 하나님의 영광 앞에서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빌립보서는 바울이 감옥에서 고난 당하고 있는 빌립보 성도들를 위해서 쓴 옥중서신입니다. 편지를 쓴 사람도 힘들고, 받는 사람도 힘든 때입니다. 하지만, 편지를 보면, 한탄과 좌절과 울분과 복수는 하나도 없고 감사와 기쁨과 염려하지 말라는 말로 넘쳐 나고 있습니다.

1:18절. 나는 기뻐하고 또한 기뻐하리라.

1:20~21 보십시오.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지금도 전과 같이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빌1:20~21)

4:4~7절입니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4:4~7).

4:11~13입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떤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1~13)

바울이라서 이렇게 한다고 쉽게 말씀하시지 않으시겠지요! 바울만 힘든게 아닙니다.바울의 편지를 받고 있는 빌립보 교회 사람들도 바울만큼 힘들었습니다. 예수 믿는 다는 것 때문에 장사하던 사람들은 단골이 다 떨어져 나갔습니다. 기독교인 노예들은 주인들로 부터 처벌을 받았습니다. 공무원들은 신자들을 법정으로 끌고갔습니다.(Flemming, 빌립보서 28)

이런 사실을 모를리 없는 바울이 배척과 무시와 폭력까지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서 싸우라 대항하라 말하지 않고 기뻐하라. 관용하라. 기도하라, 감사하라. 견딜 수 있다. 염려하지 말라. 바울이 바봅니까? 바보 아닙니다. 그런데도 기뻐하라, 염려하지 말라. 범사에 감사하라.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오늘 우리 본문, 빌2:6~11절, 때문입니다.

왜 감사해야 합니까? 감사가 많이 흔들리고, 감사의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는 분들은 분명하게 보십시오. 바울의 대답입니다. 우리에게는 죽으시사 부활하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 예수 그리스도가 있고, 하늘에 있는 자들, 땅에 있는 자들, 땅 아래에 있는 자들 모두를 지금도 통치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만들어 놓으신 하나님의 현실이 있기에, ‘감사하고, 기뻐하고, 염려하지 않는다. 이것입니다.

신자에게 감사는 성품의 문제도 아니고, 상황의 문제도 아닙니다. 감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믿음의 문제입니다. 어떤 믿음입니까? 하나님의 우주적인 현실 속에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믿음,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현실이 내가 가지고 있는 현실보다 크고, 넓고, 깊다는 믿음이 감사와 찬송과 기쁨으로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3.
감사절 아침에 마음 깊이 묵직하게 담아 두십시오. ‘나는 성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 성자 예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구속의 세상, 내 연약함을 도우시는 성령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세상, 그런 큰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저와 여러분들의 감사의 출처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이 함께 하는 하늘 백성이라는 사실을 쉽게 보지 마십시오.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계시고 그리스도가 계시고 성령이 계십니다. 어떤 고난도, 어떤 일도,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롬8:35)도 우리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눈물나는 아픈 현실보다, 여러분들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현실이 더 크다는 것. 놓치지 마십시오.

‘주님, 우리의 눈을 열어 당신이 함께 하는 그 놀라운 사실을 보여 주십시오. 하여 어떤 순간에도 당신을 향한 감사와 찬양이 그치지 않게해 주십시오’ 저와 여러분들의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불평하고 원망하던 모습 기억나십니까? 먹을 게 없어서, 반찬이 나빠서, 환경이 열악해서 끝없는 불평을 하는 것 같지만, 더 큰 이유는 그들에게 자신들을 구원하신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걸 봤습니까? 애굽의 장자들이 죽어 나가는 기막힌 일도 봤고, 홍해가 갈라지는 것도 봤고, 마라에서 쓴 물이 단물로 변하는 것도 봤고, 만나가 내리는 것도 봤고, 금송아지 만들다가 심판 받은 것도 봤고. 그런데도 하나님이 만들어 가는 현실을 보지 못하고, 자기들의 현실, 먹는 것, 원하는 것, 적들만 보고 있었던 겁니다.

그 동안 감사 어떻게 해 오셨습니까? 자신의 현실에서만 감사를 찾았다면 이제는 하나님의 현실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세상에 지지 않는 담대한 감사가 여러분들에게 나올 것입니다. 끊을 수 없는 그리스도의 사랑 가운데서 감사의 삶을 힘차게 살아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바울의 고백으로 감사절 아침의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로마서 8:38~39입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들도, 권세자들도, 현재 일도, 장래 일도, 능력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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