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집중 기도회 2: 하나님은 인도자다.(시23:2~3). 양은익 목사. 2019.1.3.

 

하나님은 인도자다.(시23:2~3)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시23:2~3)

1.
양들의 생존 조건은 푸른 풀밭과 물가입니다. 양 스스로는 찾을 수 없기에 반드시 목자가 있어야 하며, 목자의 인도가 필수적입니다. 어린 시절 양을 쳤던 다윗이 노년에 자신을 양으로, 목자를 하나님으로 고백합니다. 양들은 배가 불러야 푸른 풀밭에 눕는다고 합니다. 다윗의 고백은 겉으로 볼 때는 목가적이며 아름답고 서정적입니다. 하지만 다윗의 인생을 아는 우리는 이 고백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과 아픔이 있었는지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더 이 고백이 귀하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골리앗 사건으로 10대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다윗입니다. 물맷돌로 승리한 다윗의 황금시대에 백성들은 ‘사울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요’ 하면서 다윗을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 이후 다윗의 삶은 계속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자신을 죽이려고 혈안이 된 사울 왕을 피해 도망 다니고, 심지어 살아남기 위해 미친 척까지 하기도 합니다. 오죽 힘들었으면 시편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다’라는 고백도 했겠습니까? ‘상한 심령’. 그 아픔이 다윗의 모습입니다. 말년에 아버지를 배반하고 쿠데타를 일으키며 왕이 되겠다고 설쳐대는 아들 압살롬, 그 아들의 죽음을 봐야만 했던 아비의 심정. 그야말로 상한 심령입니다. 또한 일생일대의 지워버리고 싶은 가장 치욕적인 사건인 밧세바 사건이 다윗에게 있었습니다. 권력에 오른 후 주님의 길을 벗어난 가장 치명적인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미리 막아주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그 치명적인 사건이 다윗의 영혼을 살렸다는 엄청난 아이러니가 생기게 됩니다. 죄를 지적하러 온 나단 선지자를 왕의 권력으로 사형시키지 않고 다윗은 통렬히 회개합니다. 이 부끄러운 일로 인해 다윗은 다시 소생하게 됩니다. 놀라운 하나님의 인도하심입니다. 이 사건을 바라본 어거스틴은 이렇게 감탄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오! 행복한 죄악이여!’ 그야말로 역설입니다. 그러나 진실입니다. 다윗의 죄, 다윗의 실패가 하나님께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했기에, 죄는 아프지만, 그 결과를 보고 감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 행복한 죄악’이 있다면 ‘오, 행복한 실패’ ‘오, 행복한 고난’도 있을 것입니다.

2.
하나님의 인도하심에는 긍정적 인도(Positive guidance)만 있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인도(Negative guidance)도 있습니다. 내가 소원하는 대로, 내 뜻대로 이끌어 주시는 긍정적인 인도하심을 바랍니다. 하나님의 긍정적인 인도하심을 바라는 것은 우리의 소박한 진심입니다. 아프게 인도하셔서 내 잠재의식에 하나님께 대한 원망이 쌓이지 않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렇게만 인도하지 않습니다. 실패를 통해, 죄를 통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을 통해서도 인도하십니다. 왜 아프게 인도하실까요? 무슨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부정적인 인도 속에 더 깊은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인도하심의 결론은 같습니다. 양인 당신의 백성을 하나님은 푸른 풀밭과 쉴만한 물가, 영혼의 소생, 의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올 한 해도 이렇게 인도하실 ‘인도자 하나님’, 믿음으로 잘 따라가는 주의 양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리: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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