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감사의 성만찬(고전11:23~26)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전11:23~26)

1.
오늘은 감사 주일이며 성만찬 주일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감사가 넘쳐나는 귀한 주일 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총이 없으면 감사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존재들입니다. 은혜 많이 받으셔서 샘솟는 감사, 우러나오는 감사로 충만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마음 한구석 무겁게 자리 잡은 그 무엇 때문에 감사라는 단어가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더 귀한 하나님의 만져 주심이 있기를 기도하고 소망합니다.

감사하는 사람은 황무지에서도 꽃을 찾아낸다고 합니다. 감사를 모르는 사람은 꽃밭에 있어도 불평을 쏟아낸다고 합니다. 감사하는 사람은 아픈 날에도 아프지 않았던 날을 기억하며 그날들을 감사한다고 합니다. 감사를 모르는 사람은 아프지 않은 날에도 아팠던 날을 기억해내며 불평을 쏟아낸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에게는 어떤 날들이 더 많으십니까?

감사하기 힘든 마음에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당연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당연한데 무슨 감사가 있겠습니까? 당연하다는 생각에 빠져 있으면 잘해줘도 감사할 수 없습니다. 둘째는 계산하는 마음입니다. 계산해 보십시오. 계산하기 시작하면 감사는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매사를 give and take 수준으로 생각하며 삽니다. 계산하는 것인데 이런 마음에서 감사가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셋째는 망각입니다. 은혜는 돌에 새겨서라도 기억해야 하는 법인데 잊게 되면 감사 또한 나올 수 없습니다.

감사는 받은 은혜, 받은 사랑 기억할 때 깊어지는 법입니다. 성품론을 보고 있지만, 감사도 우리가 맺어야 할 성령의 귀한 열매입니다. 이 귀한 감사를 원하시면 계산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은혜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감사가 없는 인생을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2.
성경은 감사를 어떻게, 언제 하라고 합니까? ‘범사에 감사하라’(살전5:18)라고 합니다. 계산하지 말고, 당연시하지 말고, 매 순간, 모든 일에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깊이 새기시기 바랍니다. 이 말씀에는 인생의 난마처럼 얽히고설킨 수많은 문제들을 풀어 줄 수 있는 답이 있습니다. 성경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감사를 보는 시각 때문입니다.

성경은 감사를 어디서 찾고 있는가를 보십시오. 감사를 조건이나 환경에서 찾지 않고, 감사의 주체인 사람, 나에게서 찾고 있습니다.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골3:15) 존재 자체가 감사하는 존재가 되라고 하십니다. 존재 자체가 감사하는 존재가 되면 감사가 나올 수밖에 없기에 감사하는 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얘기하는 감사의 관건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내가 감사하는 존재가 되기를 하나님께서는 원하고 계십니다. 내 삶 전체가 감사함으로 세팅되면 나는 어떤 상황에서건 감사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런 존재가 되지 못하면 나의 수준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수준, 즉 조건이 좋을 때 잠시 감사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은 감사가 좋으십니까? 원망이 좋으십니까? 내 앞에 감사하는 사람이 있는 게 좋으십니까? 불평하는 사람이 있는 게 좋으십니까? 감사하는 나, 감사하는 네가 좋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런 삶을 만들어 내십시오. 나 스스로는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감사하는 존재로서의 삶을 가능케 하는 비결은 바로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굳건한 신뢰, 믿음이 내 안에 가득할 때 감사가 충만한 삶, 감사가 넘치는 삶이 시작됩니다. 범사에 감사하는 삶이 가능해집니다. 그 어떠한 것도 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끊을 수 없다는 깊은 신뢰가 상황에 매이지 않는, 매여도 풀어내는 삶을 살 수 있게 합니다.

신앙의 고수들은 감사를 잘합니다. 그들의 삶에 어려움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하는 일이 잘 풀려서도 아닙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이끌어 주신다고 하는 절대 확신이 있기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시 한 편 소개합니다. 온 존재가 당신께 감사 내 비록 아픔의 칼끝에 서 있어도 너 비록 절망의 깊음에 가라앉아도 그렇게 살아 있음으로 당신 있음으로 눈물 젖은 감사를 당신께(온 존재로 감사, 김진, 부분) 우리가 가져야 할 감사입니다. 이런 근원적인 감사가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축복하고 축원 드립니다.

3.
오늘 본문에서 주님은 그동안 함께 했던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식사하는 자리를 갖고 있습니다. 주님은 자신의 몸이 찢기고, 피가 포도주처럼 흘러내리는 십자가 죽음을 알고 계신 상황입니다. 비장한 순간이고, 긴박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터져 나온 주님의 한 마디는 억울하다! 도 아니고 아쉽다! 는 말도 아닙니다. 놀랍게도 ‘감사’가 터져 나옵니다. 성만찬을 대할 때마다 주님의 감사를 잊으면 안 됩니다. 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지날 때 주님의 이 모습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가 나오기 정말 어려운 상황이지만 마음을 다해 감사하십니다. 십자가 고난을 주신 아버지의 뜻을 감사로 받아내고 있습니다.

빵을 떼시기 전에도 감사하시고, 잔을 나누기 전에도 감사하십니다. 모든 상황을 감사함으로 극복하십니다. 이 상징성은 꼭 배워야 하며 잊지 마셔야 합니다.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운 막막한 순간이 오면 주님처럼 하나님을 향해 감사를 아뢰며 이겨나가시기 바랍니다. 감사로 충만하여 든든히 서 나갈 때 감사는 나를 살려냅니다. 성찬식은 감사의 기도로 시작됩니다. 그 힘든 시간 감사가 넘쳐납니다. 감사의 기운에 성찬식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찬의 현장에는 언제나 ‘감사’가 있어야 합니다.

감사함 없이 주님의 살과 피를 무덤덤하게 받는다면 성만찬이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 가슴 속에 구원해 주신 것에 대한 감사가 넘쳐나기를 바랍니다. 또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부활케 하시는 능력이 성찬식을 통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성찬을 받으면서 ‘감사’가 새롭게 생기기를 바랍니다. 원망과 섭섭함 모두 믿음으로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할 수 있는 은혜를 달라고 간구하십시오. 감사는 구원의 새로운 길을 뚫어주는 힘이 됩니다. 감사는 방패입니다. 우리 삶에 들어오는 수많은 공격을 감사는 방패가 되어 막아줍니다. 감사하는 자를 이길 자는 없습니다. 감사하는 자가 승리자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감사가 회복되고 넘쳐나시기를 바랍니다.

성찬은 주님의 현재적 함께 하심을 고백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빵과 포도주를 받아먹고 마심으로 주님께서 내 안에 들어오시는 신비한 시간입니다. 성찬을 통해 여러분들 일어나십시오. 어둠에서 벗어나시고 상한 마음을 이겨 내십시오. (정리: 김화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