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8:우리도 일으켜 주소서(막1:29~31)
회당에서 나와 곧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과 안드레의 집에 들어가시니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는지라 사람들이 곧 그 여자에 대하여 예수께 여짜온대 나아가사 그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병이 떠나고 여자가 그들에게 수종드니라(막1:29-31)
오늘 마가복음 8번째 시간입니다. 지난주 우리는 예수님께서 가버나움 회당에서 귀신을 꾸짖고 쫓아내신 사건을 보며 ‘우리도 꾸짖어 주소서’라는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봤습니다. 오늘은 가버나움 회당을 나오신 후 일어난 한 사건입니다. ‘우리도 일으켜 주소서’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보겠습니다.
세 절로 된 짧은 구절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고, 절실한 말씀이라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오늘 사건의 장소는 아주 사적인 장소입니다. 예수님께서 부르신 시몬과 안드레 형제의 집이 배경입니다. 추측건대 베드로는 가버나움 회당에서 나온 후 주님께 점심을 대접해드릴 요량으로 집으로 모시고 간 것 같습니다. 집에 막상 도착해 보니 집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보게 됩니다. 지금 베드로는 그간 주님을 따르느라 집을 나온 상태입니다. 며칠 만에 들어간 건지는 확실치 않지만, 집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합니다. 아마 문을 열어준 부인의 표정도 그늘이 있고 어쩌면 퉁명스럽고 쌀쌀맞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의 이유가 곧 밝혀집니다. 같이 살고 있던 시몬의 장모가 아파서 누워 있었던 것입니다.
정황으로 짐작해 보건대, 베드로의 장모는 베드로가 집을 나간 후 병석에 눕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던 베드로는 예고도 없이 주님을 모시고 또 함께 따르던 주님의 제자와 함께 점심을 먹겠다고 집에 들이닥친 것입니다. 미리 얘기도 없이 집에 손님을 데리고 가서 식사를 내놓으라고 할 때 좋아할 주부는 없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간 베드로는 아파서 누워있는 오늘 사건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장모를 발견하게 됩니다.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는지라'(30절)고 마가는 간단히 적고 있습니다. 주님을 만나기전 베드로의 장모는 이런 상태로 누워 있었습니다.
그러던 베드로의 장모가 주님을 만난 후 ‘열병이 떠나고 여자가 그들에게 수종드니라'(31절)고 되어 있습니다. ‘일어나게 됐다. 열이 내렸다. 다 죽어 가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두 원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우리 가족이 이렇게 되기를 우리는 간절히 바랍니다. 예수님 만나기 전 누워있던 자, 열이 나던 자, 무기력한 상태에 있는 자, 영적 죽음 상태였던 자가 예수님 만난 후, 일어서게 되고, 열이 없어지고, 활력을 찾고, 부활하게 되는 신비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수제자 베드로 집에서 오늘 일어난 일을 그냥 있을 수 있는 일로 쉽게 보고 넘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하는 가정에 병들어 누워있는 자가 있으십니까? 집안 분위기가 무겁고 침울하십니까? 오늘 베드로의 장모에게 일어난 치유의 은혜가 여러분 가정에도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베드로 집의 집안 분위기가 왜 무거워져 있습니까? 함께 살고 있던 베드로의 장모가 아픈 것입니다. 30절을 보면 열병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 열병이란 명사로 확실히 사용한 경우에는 말라리아 즉 풍토병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여기 본문에서는 명사를 쓰지 않고 분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어 성경에는 뜻이 좀 더 분명합니다. lay ill with a fever(ESV) 열이 나서 아픈 상태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몸에 열이 나는 병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나는 열입니다. 마음이 아파도 열이 납니다. 마음이 속상하고 아파서 나는 병을 화병이라 합니다. 시몬의 장모가 열이나 자리를 깔고 누워있는 배경에는 마음의 병도 충분히 한몫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사위인 베드로가 지금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그물도 배도 비싼 어업권도 다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집을 나가 있습니다. 딸을 둔 처지에서 보면 사위도 마음에 들지 않고, 사위가 따르던 예수도 미웠을 것입니다. 딸의 앞날도 집안의 앞날도 막막했겠지요. 그렇게 신경 쓰고 스트레스받다가 열이 나는 병이 걸려 몸져눕게 된 것입니다. 장모로서 사위가 벌여놓은 이 상황은 열불이 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딸을 두신 예비 장모님들은 잘 봐두셔야 합니다. 이런 일이 어찌 베드로의 집에만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잘 하던 일 내팽개치고 예수를 따라 집을 나간 사위를 생각하는 장모의 마음속에는 두려움, 화, 미움, 마음의 심한 짐 등이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신학교를 가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목회의 길을 가려고 신학교 들어온 분들이 있습니다. 그 가정들을 보면 심한 반대에 부딪혀 갈등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신실한 신앙이 없는 장모인 경우는 이런 사위가 미울 수밖에 없습니다. 딸 고생시키는 사위가 어떻게 예뻐 보이겠습니까? 이때는 예수 믿는 사람들은 다 함께 미워하게 됩니다. 이런 일 말고도 가족 중 누군가가 신앙생활 열심히 하는 것 때문에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직분을 맡고 있으면서도 ‘적정선’을 정해 놓고 그 이상을 하지 못하게 합니다. 전심을 다 해 신앙 생활하면 망할 것 같은 생각이 드나 봅니다. 주님께 몰두하는 것이 자신들의 판단에는 비정상적으로 보이나 봅니다.
혹시 여러분 가정에 가족 중 신앙생활 열심히 하는 것을 못 마땅히 여겨서 자리를 보전하고 누워있는 이들이 있으십니까? ‘적당히 하지!’하는 분들이 있습니까? 주일 예배나 드리지 하면서, 새벽 기도회,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출석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느끼고 반대하는 가족이 있으십니까? 이런 반대하는 분들이 장모일 수도 있고, 부인일 수도 있고, 남편일 수도 있고, 자녀들 일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들의 눈물과 아픔이 있습니다. 오늘 주시는 말씀에 답이 있습니다.
제가 부교역자 시절, 젊은 처자가 정말 열심히 신앙생활 하고자 애썼습니다. 그런데 그 남편이 아주 강력하게 부인의 신앙생활을 반대했습니다. 주일 예배만 겨우겨우 나오다가 하루는 수요 예배가 너무나 나오고 싶어 남편 몰래 나왔습니다. 이를 알게 된 남편이 교회로 찾아와 교회 문 앞에서 부인 나오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 댔습니다. 제가 나가서 남편을 설득하려 했지만 정말 막무가내였습니다.
이제 드디어 시몬의 장모가 일어나는 오늘의 절정 장면입니다. 31절입니다. 잘 보시기 바랍니다. 머리 싸매고 속상하고 열까지 나는 병을 얻어 벽을 보고 돌아 누워있던 장모가 어떻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고 열이 다 내리고 그들의 시중을 들게 된 것일까요? 말씀 구절에는 없지만 그야말로 신나게 수종 들고 신나게 섬기는 장면이 일어난 것입니다. 짧은 한 구절 사이에 어떻게 이렇게 큰 변화와 반전이 일어난 것입니까? 답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입니다. 그분을 만나 이렇게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 얼마나 귀하고 위대한 만남입니까?
주님은 누워있는 장모를 소개받고 장모에게 가셔서 주님을 만나기 싫어하는 장모의 손을 꼭 잡아 주십니다. 아마 따듯한 말도 건네주셨을 것입니다. 주님의 만져주심. 바로 이 touch가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던 이 사건의 비밀입니다. ‘신적인 만지심’ 하나님의 아들이 만지신 것입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모든 치유에는 바로 이 touch라는 신비가 있습니다. 주님의 만져주시는 순간, 마음속에 있던 미움, 속상함, 불안, 상처 이 모든 것들이 다 녹아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신비입니다. 이 얼마나 복된 사건입니까? 성령의 영이 만져 주시면 완악했던 영이 변합니다. 우리를 격려하고 고무케 합니다.
주님은 베드로 장모의 손을 잡아 주시고,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하십니다. 그 위대한 순간, 그 죽어가던 영혼은 소생됩니다. 그 순간 시몬의 장모는 깨달았을 것입니다. ‘아! 이분은 우리 사위가 따라갈 만한 분이구나! 나도 따라가고 싶다!’ 주님의 놀라운 인격과 신성의 만져주심을 통해 한 인생을 부활시키신 것입니다. 시몬의 장모는 이 일 이후 생명 가득한 모습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가버나움에 있던 베드로의 집은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교회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베드로의 장모는 이 예수 공동체의 뒷바라지를 담당하는 위대한 사역을 감당하게 됩니다. 사위를 잘 맞이하면 장모로서 이런 축복을 받게 됩니다. 예비 장모님들 기도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돈 잘 버는 사위 얻기를 기도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부활) 사위를 얻기 위해 기도하셔야 합니다.
베드로의 부인은 어땠을까요? 자기 어머니의 변화를 봤으니 부인도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게 됐습니다. 이 장면이 고린도 전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도들과 주의 형제들과 게바와 같이 믿음의 자매 된 아내를 데리고 다닐 권리가 없겠느냐'(고전9:5) 베드로의 부인은 함께 다니면서 전도를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신앙의 금술이 좋아지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단한 영적 각성이 있어야 하고 서로의 애씀이 있어야 합니다.
5월 가정의 달 마지막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마지막 가정의 달 주일에 이 말씀을 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가정, 사랑하는 아이들과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가 있는 곳, 얼마나 아련하고 애틋한 곳입니까? 그런 우리의 가정이 시몬의 집처럼 상처와 어둠으로 무너지면 어떡하겠습니까? 아픈 순간이 오더라도 무너지지 말아야 합니다. 어떻게 일어서야 합니까? 예수 그리스도가 여러분들의 삶과 생활과 가정의 중심이 되게 하십시오. 과녁에 집중하는 궁사들처럼 모든 시선을 예수님께 고정해 나갈 때, 함께 하시는 주의 영이 우리의 손 잡아, 일으켜 세워 주십니다.
위기의 순간에 조변석개하는 마음 너무 믿지 마십시오. 마음은 정말 믿을 것이 못 됩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에 받으시고 믿고, 붙잡으시기 바랍니다. ‘잘 익은 상처에서는 꽃향기가 난다'(복효근)라고 합니다. 아프지 않은 사람 없고, 아프지 않은 가정 없습니다. 그러나 이겨내면 아름다운 향기 품기는 놀라운 상처가 될 것입니다. 혹시라도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같은 힘들 때 지나시고 있다면 무너지지 마시고 당신의 지팡이와 막대기로 푸른 풀밭,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목자 되신 예수 그리스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따라가셔서 그분의 손 잡고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우리도 일으켜 주소서. 오늘 아침 우리 모두의 간절한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정리: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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