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4.22. 주일 설교: 복음의 시작, 예수님의 세례 (막1:9~11). 마가복음 3. 양은익 목사.

 

 

마가복음 3: 복음의 시작, 예수님의 세례(막1:9~11)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와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막1:9~11)

마가복음을 보고 있습니다. 복음의 시작이 선언되고 세례 요한이 예수님 오심을 준비하기 위해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요, 죄 사함의 세례를 주는 것까지 살펴봤습니다. 오늘부터 복음의 말씀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세례받으시는 장면은 우리가 익히 아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이 우리에게 중요한 장면인지 발견하는 기쁨이 있기를 바랍니다.

나사렛 예수가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는 역사적인 장면입니다. 그때까지 누구도 예수님을 몰랐습니다. 철저히 가려지고 숨겨진 인물입니다. 마치 구름 속의 태양처럼, 조개 속에 숨겨진 진주처럼, 밭 속에 숨겨진 보화처럼 그렇게 숨겨져 있었습니다. 오늘 장면이 나사렛 예수가 드디어 역사의 현장에 공생애의 처음 한 발을 내딛는 순간입니다. 나사렛은 알려지지 않은 시골 동네입니다. 알려지지 않았기에 유대 역사가인 요세푸스 기록에도 나사렛 지명은 없습니다. 들으면 깎아내리는 하찮은 동네, 무시당하는 동네입니다. 그 동네에서 30년간 숨겨졌다가 오늘 세례 요한의 세례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의 첫 등장이 화려하지 않고, 강하지 않음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그가 우리 죄를 없애려고 나타나신 것을 너희가 아나니 그에게는 죄가 없느니라'(요일3:5)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5:21) 죄도 없는 분, 죄를 모르는 분이 죄인들로 왁자지껄한 세례 현장에 세례를 받으러 나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알아본 세례 요한이 난처해 하며 세례 주는 것을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결국은 예수님께 세례를 줍니다.

많은 이들이 묻습니다. ‘죄 없는 자가 왜 세례를 받냐고?’ 우리는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의 신비를 잘 알지 못합니다. 30년간 숨겨져 있던 인물, 죄 없는 신성을 가진 분이 왜 세례요한의 만류를 뒤로하고 세례를 받으셨습니까? ‘요한이 말려 이르되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마3:14) 세례를 받으러 나온 죄인들과 함께하고자 하셨으며, 이 세상 현장, 죄 가운데 뒹굴며 사는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셨기에, 그 죄인들의 실존의 자리인 죄의 자리에 나오신 것입니다. 공생애 삶을 시작하시는 선언적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흑조들 틈에 낀 백조처럼 홀로 고고히 남고자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너희와 다르지 않고 같다. 너희의 아픔을 알며 공감한다는 것입니다. 신성을 지니신 분이 홀로 고고히 남고자 하지 않으시고, 낮고 낮아지셔서 죄인들 속으로 죄 사함의 세례의 현장으로 나아오신 것입니다.

진정한 죄인과 공감하는 삶을 사시며 구원 사역을 시작하시고 하늘나라가 시작되는 위대한 공생애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마가는 이야기합니다. ‘복음의 시작이라’ 진정한 복음의 시작입니다. 높고 화려한 출발이 아닌 죄인들 틈에서 낮아지고 낮아지신 이 출발로 우리를 위한 주님의 위대한 이 땅에서의 사역이 출발합니다. 이것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 겸비함과 자기 낮춤의 출발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께 큰 기쁨을 드렸습니다. 주님의 자기 낮춤의 모습은 공생애 내내 일관되게 유지됩니다. 죄인들과 친구 되시고 병자를 치유하시며, 귀신을 쫓아내시며,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시며 따르는 무리가 ‘예수! 예수!’ 열광하며 따라다녀도 언제나 낮아지신 그 겸손함과 겸비함을 그대로 유지하며 한결같으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자기 낮춤의 모습만 잘 이해하고 따르기만 해도 세상과 가정에서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의 이 낮아짐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따르지 못합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마음 아픕니다. 교회 현장에서 오랜 신앙생활을 했어도 잘 못합니다. 낮아짐과 겸손한 이 모습을 우리는 잘 보고 따라야 합니다. 우리가 주님의 이 모습을 배우고 따르지 못할 때 문제는 더욱더 악한 쪽으로 재생산되어 꼬여만 가게 됩니다. 나는 왜 가진 게 이렇게 없지? 내 남편은 왜 이렇게 직장에서 잘 나가지 못하고 초라하지? 왜 잘 나가는 사람들이 저렇게 많은데 우리는 이렇게 별 볼 일 없지? 이런 마음들이 쌓이고 쌓이며 속상해합니다.

그래서 요즘 부쩍 ‘공정’, ’공평’이란 말들을 많이 합니다. 그 기준에서 조금만 어긋나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분노합니다. 그런 모습 가운데 우리의 정직하지 못한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을’의 입장에서 ‘갑’에 대하여 분노합니다. ‘을’이 ‘갑’의 위치가 됐을 때 자신이 분노했던 ‘갑’의 모습이 나오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는 어떻습니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나 자신이 을이었을 때 혐오했던 갑의 모습을 나 자신이 반복함을 보게 됩니다.

요즘 모 항공사 얘기가 자주 나옵니다. 아버지 덕분에 젊은 나이에 높은 자리에 있지만 심각한 수준의 병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완전히 병든 인생입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화가 나고 분노하는 마음보다 불쌍한 인생들이라는 연민의 마음이 더 크게 일어납니다.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고성과 고함소리.. 부족함이 없는 이들이 어쩌다가 저 지경이 됐을까? 그러나, 과연 이들만의 문제이겠습니까? 내가 똑같은 자리에 있을 때 나는 절대로 그렇게 안 한다고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인 병든 유전자가 우리에게도 깊게 들어와 있습니다. 쉽게 피해 의식을 느끼고, 쉽게 분노하고, 쉽게 화를 폭발시킵니다.

이렇게 병들어 있는 사회에서 낮아져서 함께 한다는 주님이 보여주신 모습은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답안입니다. 이 낮아짐, 겸손함은 개인적 성품과 사회 분위기와 신앙의 모습 등, 여러 요인들이 어우러져 진실한 낮아짐이 나타나게 됩니다. 주님이 보여주신 이 낮아짐의 모습에서 이 시대가 안고 있는 병폐와 개인적 문제에 답을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나사렛이란 보잘것없었던 동네에 숨겨져 있던 무명의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로 공생애 출발 시 보여준 이 겸비한 모습은 하나님께 큰 기쁨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세례 후 일어난 장면을 보면 하나님께서 크게 기뻐하셨음을 알게 해 줍니다. 하늘이 갈라지고 성령께서 임대하시며 하늘의 소리가 들리는 대단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막 1:10~11) 구약 말라기 이후 400년간 하나님의 영이 철수한 영적인 암흑기였습니다. 성령의 인재도 사라지고 예언도 사라지고 계시도 사라지고 하늘 문이 닫혔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죄인들 속으로 나아와 세례를 받으시는 현장에 하늘 문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처럼 임하시고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이렇게 기뻐하시게 해 드려야 합니다. 우리의 삶도 하나님께 큰 기쁨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늘이 갈라져 찢김으로 하늘과 세상이 드디어 다시 교통하게 됩니다. 하나님과 끊겼던 통신망이 복귀된 것입니다. 이 위대한 일이 예수님의 세례 현장에서 일어났기에 예수님의 세례가 중요한 것입니다.

이 세례의 현장에서 예수님은 성령을 듬뿍 받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자기인식, 자기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그 정체성을 부여받으신 후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십니다. 이때부터 하신 말씀과 행동, 모든 것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성령과 함께 그들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보여 주신 귀신을 쫓아내고 죽은 이를 살려내고 병든 이들을 치유하고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여 주신 것은 하나님의 능력이 아들을 통해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 임함을 보여주는 놀라운 사건들입니다.

‘나사렛 예수가 누구인 줄 아느냐? 내가 사랑하는 내 아들이다’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실체입니다. 여러분들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온전히 믿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 겸비한 모습의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믿고 따르는 자들입니다. 이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시기를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여러분 모두의 자랑입니다. 오늘 세례 받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반드시 해야 할 세 가지 모습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세례 받기와 성령 받기와 하늘의 소리 듣기입니다.

1. 세례 받기
여러분 꼭 세례를 받으셔야 합니다. 가족들도 꼭 세례를 받으셔야 합니다. 세례는 부족했던 내가 완전해진 후에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족하기에 더 받아야 하는 것이 세례입니다. 완전하지 못한 내가 신앙의 길을 가겠다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제약이 있더라도 꼭 세례를 받아야 합니다. 이 첫 세례를 받아야만 그다음 단계의 세례, 성령세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세례는 물로 씻음 즉 정결 의식입니다.

2. 성령 받기(영적 세례)
영적 세례는 매일 일어나야 합니다. 내 마음의 씻음, 내 행동의 씻음은 끊임없이 일어나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어둠의 찌꺼기들이 쓰레기처럼 쌓여 갑니다. 분노, 우울, 상처, 불안, 불만… 끊임없이 파편처럼 쌓여 갑니다. 우리의 생각과 의지와 감정 속에 쌓여 갑니다. 정결하게 씻어 내야 합니다. 씻어 내지 않으면 어두워지고 하나님과 멀어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악하고 독해 집니다. 매일매일 정결하게 씻어 내십시오. 마음의 특징은 전염성입니다. 아내가 병들면 남편과 아이들도 그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남편이 병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씻어냄은 나를 살리고 내 가족을 살립니다.

이 씻어냄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합니다. 이 씻어냄으로 하늘이 열리며 성령의 임재가 나에게 시작됩니다. 성령과 함께하는 복된 새 삶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성경적 의미에서 비둘기는 평화, 평안, 안위함을 상징합니다. 비둘기처럼 성령이 내 마음에 들어올 때 평화가 시작됩니다. 여러분 모두 성령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영은 창조의 영입니다(창 1:2) 수면 위를 운행하시며 어둠 속의 우리 삶을 평정하시고 새 삶을 창조해 내시는 창조의 영입니다. 성령의 도우심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그리스도인은 없습니다. 예수님도 성령님께서 함께 하셨습니다. 성령과 함께해야 신자 다운 삶이 유지됩니다. 성령을 받으셔서 성령의 도우심을 받는 귀한 삶을 꼭 사시기 바랍니다.

3. 하늘의 소리 듣기
세례를 받고 성령을 받으시자 하늘의 소리가 들립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딸(아들)이다. 내가 너를 기뻐한다’ 예수님도 이 하늘의 소리를 듣고 시작하셨고 우리도 이 소리와 함께 매일의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딸(아들)이다. 내가 너를 기뻐한다!’ 여러분들은 요즘 얼마나 이 소리를 자주 들으셨습니까? 자주 들으셔야 합니다.

누가 ‘당신은 누구입니까?’ 묻는다면 어느 회사 다니는 직함을 대지 마시고, 비록 마음속으로 외치더라도 ‘나는 하나님의 딸(아들)입니다!’하시기 바랍니다. 이 의식이 우리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이게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사는 이들이 많습니다. 왜 자신에 대한 규정을 세상이 하도록 하십니까? 나를 규정할 수 있는 분은 오직 한 분 바로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 한 분입니다.

‘나는 하나님의 딸(아들)입니다. 나는 하나님이 기뻐하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하십시오. 세상 스펙이 비록 딸려도, 또는 세상 스펙이 넘쳐도 이렇게 외치십시오. 여러분의 정체성입니다. 저는 여러분 마음에 이 소리가 들리도록 기도하겠습니다. 아침마다 되뇌시고 하루를 시작하십시오.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는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시 18:1) 이 고백으로 잠자리에 드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예수님은 누구입니까? 하나님이 사랑하고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하나님이 사랑하고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한순간도 이 사실을 흔들림 없이 믿으시고 성령과 동행하는 하나님의 백성 되시기를 축복하고, 축원 드립니다.(정리: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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