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 실패하면(창16:1~6)
1 아브람의 아내 사래는 출산하지 못하였고 그에게 한 여종이 있으니 애굽 사람이요 이름은 하갈이라 2 사래가 아브람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내 출산을 허락하지 아니하셨으니 원하건대 내 여종에게 들어가라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 하매 아브람이 사래의 말을 들으니라 3 아브람의 아내 사래가 그 여종 애굽 사람 하갈을 데려다가 그 남편 아브람에게 첩으로 준 때는 아브람이 가나안 땅에 거주한 지 십 년 후였더라 4 아브람이 하갈과 동침하였더니 하갈이 임신하매 그가 자기의 임신함을 알고 그의 여주인을 멸시한지라 5 사래가 아브람에게 이르되 내가 받는 모욕은 당신이 받아야 옳도다 내가 나의 여종을 당신의 품에 두었거늘 그가 자기의 임신함을 알고 나를 멸시하니 당신과 나 사이에 여호와께서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 6 아브람이 사래에게 이르되 당신의 여종은 당신의 수중에 있으니 당신의 눈에 좋을 대로 그에게 행하라 하매 사래가 하갈을 학대하였더니 하갈이 사래 앞에서 도망하였더라 (창16:1-6)
금요일입니다. 이번 한 주간도 새벽 집중 기도회 하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옆 분들과 인사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고생이 많으시죠? 하지만 좋으시죠?’ 오늘 오는 새벽길에 고등 학교 때 종각 근처 학원 새벽반 수강하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이른 새벽 까만 교복 입은 학생들이 종각 일대 학원가를 뒤덮었었습니다. 뭔가 해보려는 성실한 학생들의 열기가 새벽 학원가에는 넘쳤습니다.
지금 여러분들도 새벽에 나아와 하나님 앞에 여러분의 삶을 내놓으며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보냅니다. 아브람의 삶을 살펴보는 이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많은 귀한 것들을 주고 계십니다. 비록 몸은 힘들어도 여러분 모두에게 귀하고 소중한 시간 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하나님의 생명이 깊이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어제는 ‘약속과 성취’ 사이에는 기다림, 인내, 믿음이 필요함을 봤습니다. 오늘은 기다림(인내)의 실패와 실패하면 어떤 아픔이 오게 되는지를 보겠습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그의 시 가운데 ‘인내가 모든 것이다‘라고 썼습니다. 이것은 그냥 나온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인내하지 못해서 무너진 많은 사람을 보았고, 인내함으로 삶을 극복한 많은 사람을 보았기에 이런 말을 했을 것입니다.
신앙인과 비신앙인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도 ‘인내’입니다. 누가 더 인내를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우리가 더 잘해야 합니다. 모든 삶의 태도에서 우리는 비신앙인들보다 인내를 더 잘해야 합니다. 우리의 큰 가치요 덕목인 ‘믿음, 소망, 사랑’도 인내가 없으면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사랑’은 나 아닌 너에 대한 참아주고, 견뎌주고 기다려 주는 인내입니다. 그래야 사랑할 수 있습니다. ‘희망’은 나에 대해 인내하는 것입니다. 내가 견디지 못하면 희망은 없습니다. 아픔이 오고 의문에 사로잡힐 때도 인내해야 희망할 수 있습니다. ‘믿음’은 하나님에 대해 인내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함으로 참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렇듯 ‘믿음, 소망, 사랑’도 내 안에 인내와 견딤이라는 소중한 가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인내하는 자로 부르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인내해야 합니다. 요즘은 인내하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시대의 풍조를 따르지 말고 인내하셔야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고, 화가 나도 인내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내의 선물이 ‘기다림’ 입니다. 이 둘은 한 세트입니다. 기다리기 힘들다고 자꾸 지름길을 찾고 편법을 쓰면 문제들이 계속 발생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기다리지 못하고 지름길을 찾다가 실패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건은 한 사람, 사래의 불안과 조급함으로 시작됩니다. 조급한 마음으로 기다리지 못하고 인간의 방법으로 빠른 해결을 보려고 벌린 이 일로 인해, 귀한 가족들(아브람, 사래, 하갈, 이스마엘) 전부가 피해를 보고, 아파하고 갈등하는 불행이 시작됩니다. 믿음을 갖고, 주변 동네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기다리고 참아내면 되는데, 참지 못해서 모든 가족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15장은 아브람의 불안과 조급함을 보여줬습니다. 16장은 아내 사래의 불안과 조급함을 보여줍니다. 남편의 불안과 조급함이 아내에게 전파되었습니다. 부창부수입니다. 이 견디지 못함으로 온 가족이 시끄러워집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해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사래는 약속 성취까지의 그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지 못한 것입니다. 약속해 주셨지만 믿지 못했고, 기다리지 못하고 자신의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 방법이란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나올 때 데리고 나온 여종 하갈을 아브람의 첩으로 삼고, 하갈이 아들을 낳으면 자기 아들로 입양시키려는 계획입니다. 이 모습은 믿음도 없고 기다림도 없는 모습입니다. 이런 사래의 계획에 아브람은 전혀 만류하지 않습니다. 하라는 대로 합니다. 이 모습도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하갈이 맘에 들 정도의 아름다운 여인이었기 때문이었을까요? 하갈에게 들어가라고 사래가 제안하자, 아브람은 그대로 합니다.
이 모습은 애굽 사건 때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애굽에서는 아브람이 자신이 죽게 될까 봐 사래를 바로에게 넘겨줬었습니다. 이번에는 사래가 아브람을 하갈에게 넘겨 줍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믿지 못함으로 생기는 아픈 모습입니다. 결과는 아주 안 좋습니다. 이 사건으로 부부 사이가 계속 멀어집니다. 부부는 이삭 낳아 키울 때 잠깐 행복했을 뿐으로 참으로 불행하게 살게 됩니다. 이 불행은 조급함이 만든 사건의 결과입니다. 그 당시는 일부다처제 문화였지만 하갈이 첩으로 들어온 후 가정의 평화가 깨어집니다. 하갈은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알자, 본부인을 멸시하기 시작했고, 사래는 하갈을 학대합니다. 결국, 하갈은 배 속에 아이를 품고 도망칩니다.
기다리지 못하고 자신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으로 일어난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믿음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신앙의 삶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매 순간 기다림과 인내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다려야 하는 인내의 시간 동안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따라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것이 신앙의 삶임을 끊임없이 말씀하시고 알려 주십니다.
우리는 집중해야만 합니다. 시대의 문화와 취미 정도로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 신앙의 길을 가려면 집중하며 진중해야 합니다. 조그마한 시험이 와도 기다림이 없으면 인내할 수 없습니다. 신앙의 중심은 내가 아닙니다. 하나님입니다. 기다리지 못하고 나의 방법을 동원하면 실패합니다. 내 중심성을 하나님 중심으로 바꾸어 가는 것이 신앙의 삶입니다.
늦어지더라도 편법 사절하고, 지름길 너무 좋아하지 말고 말씀대로 올곧게 가는 것이 최고의 삶이라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사래에서 보듯이 기다림에 실패하면 주변에 있는 많은 이들이 함께 힘들어집니다. 뜻한 바대로 되지 않고, 무엇인가 늦어지고, 지연되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기다림에 실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다리는 동안 인내를 배우고,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께 깊이 나아가고, 고칠 것 고치면 얼마나 값진 순간이 되겠습니까! 하나님도 우리를 기다려 주고 계시지 않습니까! 우리도 매 순간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기다림에 실패하지 않는 믿음의 사람 되시기 바랍니다. (정리: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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