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성경: 의심의 소제(민5:11-31). 2017.3.9.

20170309

2017년 3월 9일 
새벽을 깨우는 말씀

진영 내의 거룩함을 위해 오늘 본문은 부부관계, 특별히 성적 부정이 의심되는 아내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공동체의 가장 기본인 가정 안에서도 가장 가깝고 친밀한 남편과 아내 사이의 정결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씀합니다.

의심의 소제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먼저 아내의 부정이 의심되는 남편은 의심의 소제인 보리 가루를 헌물로 가지고 제사장에게 아내를 데리고 갑니다. 곡물로 드리는 소제는 고운 가루에 기름과 유향과 소금이 함께 드려집니다. 첫 이삭을 드리기도 하는 이 소제는 감사와 기쁨과 헌신의 제사이기도 하였습니다(레 2:1-16). 그러나 ‘의심의 소제’는 괴로움과 고통의 제물로 거친 보리 가루만 드려집니다.

이제 제사장은 여호와 앞에 여인을 세우고, 토기에 거룩한 물을 담습니다. 거룩한 물은 성소에 있는 물두멍의 물인 듯합니다. 이 물은 제사장들이 제의를 행하기 전과 후에 손발을 씻는 물입니다(출 30:19-21). 그리고 이 물에 티끌을 넣습니다. 거기에다 저주의 말을 쓴 글자를 빨아 넣습니다. 티끌과 오물을 닦는 정결의 물에 티끌과 저주를 담아 하나님의 엄위하신 심판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또한 여인의 머리를 풀게 합니다. 머리는 영광을 상징합니다(고전 11:3-10). 그래서 머리를 푼다는 것은 슬픔과 괴로움을 나타내는 것으로 유대인들은 극도의 고난 앞에 또 죄를 회개할 때 머리를 풀고 머리에 재를 뿌리며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제사장은 여인에게 “여호와께서 네 넓적다리가 마르고 네 배가 부어서 네가 네 백성 중에 저줏거리, 맹셋거리가 되게 하실지라. 이 저주가 되게 하는 이 물이 네 창자에 들어가서 네 배를 붓게 하고 네 넓적다리를 마르게 하리라(5:21-22)” 말합니다. 여인은 그 앞에서 ‘아멘’하며 그 토기에 담긴 물을 마십니다.

여인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죄가 드러나는 판결 앞에 많은 여인들은 범죄 여부에 따라 두렵고 떨림과 슬픔과 억울함과 분노와 감사가 어우러졌을 것입니다. 아내를 이 심판대에 올린 남편도 괴로움으로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결과가 나타납니다. 유죄인 여인은 배가 부으며 넓적다리가 마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죄를 심판하십니다. 그러나 무죄인 여인은 아무 해를 받지 않고 장차 임신을 하게 됩니다. 임신은 고대 사회에서 결혼한 여인에게 있어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큰 위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남편의 의심을 받았던 그 상처로부터 생명을 허락하심으로 위로하시는 것입니다. 야곱의 부인 레아가 자녀(아들)을 낳음으로 위로를 받았고 한나가 사무엘을 낳으며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순결하다고 증명이 되더라도 아내를 의심했던 남편은 무죄라는 것과, 남편의 외도에 대한 의심의 소제가 없는 걸 보면서 여성에게만 불리한 판결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사실 성적 부정에 대해 남녀에게 동등하게 형벌을 내리십니다. 간통죄가 드러나면 남녀 모두 동일한 형을 적용했습니다(레 20:10). 남성 중심의 고대사회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어디에도 호소할 수 없는 여성의 목소리를 제사장 앞에서 즉, 남자의 권위가 아닌, 하나님의 권위 앞에서 드러나게 하시며 무고한 여성을 보호하시는 것입니다.

‘의심의 소제’는 심사숙고해서 행해지는 의식이었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의심하여 고발라는 것은 하나님의 심판, 세상의 저줏거리와 맹셋거리, 가정의 고통을 두렵고 떨림으로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무죄임이 판명되고 임신의 위로가 있을지라도 사실 아내는 상처와 아픔으로 남을 것입니다. 남편도 얼마나 미안한 맘으로 평생을 아내를 대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부부가 서로 성결하기를 애쓰며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으로 보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씀해 주십니다.

부부의 정결은 가정의 정결이며 사회 공동체의 정결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의 정결함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부부 관계의 거룩함을 강조하시는 것은 그의 백성을 신부로 택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남편과 아내는 세상에서 구별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가장 가까이에서 배우고 누리는 귀한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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