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11. 민수기 19장~21장.(성경일독 말씀 묵상)

20160212

1. 가는 세월 잡을 수 없고, 오는 세월 막을 수 없는 법. 끝날 것 같지 않던 40년 광야의 시간이 다 지나갔다. 다시 가데스다. 그들이 실패한 장소. 더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부모들이 실패한 장소에 그들의 자식들이 서 있다. 시간은 사람을 바꾸는 법. 새로운 세대는 오고, 옛사람은 간다. 미리암도 가고(민20:1), 아론도 갔다.(민20:28~29) 출애굽 한지 40년, 광야생활 끝내고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해다.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가야 하는 길 갈 수밖에. 백성들은 그들의 勞苦와 獻身에 감사해야 한다.

2. 兵家之常事로 넘겨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父傳子傳 때문인지, 환경 때문에 그런 것인지 딱히 구분이 안 간다. 가데스에 물이 없었던 모양이다. 사막 다니면서 언젠 물이 많았겠는가? 근데도 모세와 아론에게 엄청나게 대들고 비난을 퍼붓는 모습은 영락없는 그들 부모네 모습이다. 부모들의 특기가 불평 아니었나? 보고 배운 건가? 불평의 유전자는 오래가는 모양이다. 안 좋은 건 보여 주지도 말고, 물려 주지도 마시라.

얼마나 똑같은지 한번 보고는 가겠다.

거기에는 마실 물이 없었다. 그들이 무리를 지어 모세와 아론에게 대들었다. 그들은 모세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우리 형제들이 하나님 앞에서 죽을 때 우리도 죽었으면 차라리 좋았을 것을 어쩌자고 당신은 하나님의 회중을 여기 광야까지 끌고 와서 사람이나 가축이나 모두 죽게 하는 겁니까?(민20:3~4. 메시지 성경)

백성은 목이 말랐으므로 모세에게 불평했다.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왔습니까? 어쩌자고 우리와 우리 자녀와 짐승들을 이곳으로 끌고 와서 목말라 죽게 하는 겁니까?(출17:3. 메시지 성경)

40년 세월 지났지만 똑같지 않은가? 불평의 열매가 얼마나 쓴지 보고서도 배우지를 못했던 거다. 므리바에서의 불평이 남긴 쓴 열매가 뭔지 한번 봐라. 이들의 불평이 발단이 돼서 모세가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된다.

3. 하나님이 모세에게 지시한 건 이거다. 바위에 ‘말을 해서’ 물을 내 마시게 하라(민20:7). 하지만 모세는 그렇게 안 한다. 어떻게 하는가? 반역자들은 들으시오! 우리가 여러분을 위해 이 바위에서 물을 내야 하겠소? 이 말과 함께 모세가 팔을 들어 지팡이로 세차게 두 번 쳤다.(민20:10~11)

모세는 화나 있는 게 분명하다. 그들에게 물을 주고 싶은 생각도 없는 것 같다. 말로 하지 않고 거칠게 지팡이로 내리친다. 하나님이 지시한 대로 하지 않은 거다. 자세한 정황을 알려 주지 않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하나님은 이런 모세의 행동을 심각하게 보신 게 분명하다.

너희가 나를 신뢰하지 않고(broke faith, 믿음을 깨고, 범죄하고)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나를 거룩한 경외심으로 대하지 않았으니(민20:12)

이게 모세의 행동을 본 하나님의 판단이다. 이 판단으로 모세와 아론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하나님의 징계를 받게 된다. 우리가 볼 때는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죄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게 아니었던 게 분명하다.

모세 자신도 이런 정도의 일로 자신이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 게 억울했던 모양이다. 왜 안 그렇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모세는 끝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정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백성들 때문이라는 항변을 계속해서 한다. 여호와께서 너희 때문에 내게도 진노하사 이르시되 너도 그리로 들어가지 못하리라.(신1:37, 3:26, 4:21)

그러면 도대체 누가 잘못한 것인가? 하나님은 모세라 하고, 모세는 백성이라 한다. 모세는 자신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모세가 잘못한 게 맞다. 이게 성경의 일관된 주장이다. 관심 있으면 시106:32~33, 신32:51~52을 읽어 보시라. 모세가 믿음을 깬 것이고, 하나님께 죄를 범해서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나온다.

모세가 위대한 선지자인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출애굽을 이끈 불세출의 위인 아닌가? 하나님과 친구처럼 대화를 나눈 영성의 소유자다. 그런데도 그의 변명과 항변이 보여 주는 것은 그 역시 인간이며 죄인이었다는 거다. 꼭 들어가야 할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한 것에 대한 속상함이 그에게 가득했던 거다.

그러면 모세는 왜 시킨 대로 하지 않고 분노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행동을 했는가? 하나님은 왜 모세를 용서하지 않고 모세의 가나안 입성을 막으신 건가? 모세만은 들어가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해 보면 모세가 안 됐다. 출애굽 한지 40년이 지났다. 오바마 얼굴 자세히 봐봐라. 대통령 몇 년에 얼마나 늙었는지. 완전 할아버지 다 된 얼굴이다. 하물며 모세는 광야 한복판에서 2백만의 사람들 데리고 40년이다. 그것도 하루도 편한 날 없는 40년이다. 계속되는 불평, 반역, 불의, 죄. 지쳤을 거다. 당연히 물 없는 동네에서 또 물 가지고 대드는 그 사람들 보면서 지긋지긋하고 꼴도 보기 싫었을 수도 있다. 또 물 가지고 난리냐!

하나님이 물 주라고 지시했지만 지친 모세의 마음은 고분고분 속으로 담고 있을 수 없었던 거다. 모세니까 이 정도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상황 아닌가? 모세는 폭발한 거다. 분노한 것이고, 중보자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잃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거다. 하나님은 이 모습이 걱정스러웠던 것 같다. 가나안 들어가면 또 전쟁인데! 더 어려운 일들이 많이 일어날 텐데 지도자가 지쳐 있고, 분노하게 되면 백성들을 이끌고 나가기가 힘들지 않겠는가?

하나님은 모세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모세는 여기까지라는 판단이 서신 것 같다.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다. 더 한 일도 용서하신 하나님이신데 다 용서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하지 못할 이유가 뭐겠는가? 하지만 하나님은 백성들을 위해 결단하시는 거다. 모세는 여기까지다. 수고 정말 많이 했지만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새 땅에서는 새 지도자가 그 일을 감당해야 했던 것이다. 이 역시 모세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그래도 모세는 남 좋은 일 시켜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여호수아를 세워 힘차게 걸어가게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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