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7. 민수기 4장~9장.(성경일독 말씀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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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나님은 레위 지파 중에서 고핫 자손, 게르손 자손, 므라리 자손을 뽑아(민4장) 성막 이동을 대비한 특별 임무를 맡긴다. 성막은 이동식(mobile) 아닌가! 이제부터는 수시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동해야 한다. 구름이 성막 위로 떠오르면 짐 싸서 가야 하고, 구름이 머물면 짐 풀고 진을 쳐야 한다. 책임자가 없으면 성막의 이동은 중구난방, 엉망이 될 것은 不問可知.

그런데 말이다. 말이 특별임무지 사실은 이삿짐센터 사람들이 하는 궃은일이다. 고핫 자손들은 성막의 중요한 성물들을 빠짐없이 들고 날라야 한다. 성물을 만져서도 안 되고, 봐서도 안 된다. 보면 죽는다.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게르손 자손과 므라리 자손이 하는 일은 더 힘든 일이다. 성막을 해체해서 무거운 부품들을 황소와 수레에 실어 구름이 멈출 때까지 날라야 한다. 그뿐이겠는가 도착하면 다시 조립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해야 했다. 맞다. 그들은 성막 담당 이삿짐센터 직원들이었다.

같은 레위 지파라도 누군 고상한 일 하고, 누군 짐만 날라야 했다. 당신 같으면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이동식 성전인데 딴 방법이 없지 않은가? 자기부상 열차처럼 저절로 움직이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 사람 손을 빌려야 하고, 누군가는 고생해야 성전이 이동할 수 있는 거다. 그렇다. 이들은 짐꾼이지만 없으면 안 되는 소중한 사람들이었던 거다.

그때나 지금이나 교회는 ‘은사공동체’다. 자신이 잘하는 거 가지고 쓰임 받는 게 제일 좋다. 세 지파 자손들에게 힘쓰는 일 맡긴 이유가 있지 않았겠는가? 지금껏 교회의 궃은일 맡아서 수고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하나님의 일은 모두 다 귀한 일이다. 교회마다 궃은일 하는 분들이 차고 넘쳐 나기를. ..

2. 6장에 나오는 나실인 서원을 기억해 두시라. 우리가 나실인 될 수는 없는 일. 하지만 그 정신은 지금도 절실하다. 그들이 서약한 게 뭔가? 자발적으로 일정 기간 하나님께만 온전히 헌신하겠다는 서약을 한 것이다. 무슨 말인가? 뜨겁게 하나님 사랑하고, 후회할 일 없게 온 맘 정성 다 해 주의 일 한번 해 보겠다는 거다. 나실인 서원 보면서 생각나는 게 있어 적어본다.

너는 차갑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차갑거나, 아니면 뜨거웠으면 훨씬 더 낫겠다. 너는 진부하다. 너는 정체되었다. 너는 나를 토하고 싶도록 만든다(계 3:15~16, 메시지 성경)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다 잘 아는 얘기들이다. 한 번쯤은 뜨거워 보자는 거 아니겠는가? 당신은 어떤가? 신앙의 길 갈 때 얼마나 뜨거워 봤는가? 이젠 기억도 잘 안 나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나실인 서원은 당신에게 필요한 서원이다. 사는 게 진부한가? 마음 상할 때 많은가? 자꾸 화나는가? 불행하다 생각하는가? 마음 가다듬어 하나님을 다시 찾아야 할 시간이 된 거다. 단호하게 결심해 보시라. 버릴 건 버리고, 끊을 건 끊고, 할 건 해서 신앙의 뜨거운 삶으로 돌아오기 바란다.

3. 히말라야 등반대의 길 안내자는 ‘셰르파’(셀파)라 하는데, 광야 길 안내자는 뭐라 하는지 모르겠다. 9장 끝에 보면 광야 길 안내하는 하나님의 모습이 나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구름 사인에 따르기만 하면 됐다. 가라 하면 가고, 머물라 하면 머물면 됐던 거다.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었을까? 있었을 거다.

솔직히 그들은 광야를 모르지 않는가? 우선은 인도를 따르는 게 좋다. 누가 이렇게까지 자상하게 인도해 주겠는가? 아무도 없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들에게 순종과 믿음의 중요한 덕목을 훈련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들이라고 자신들의 뜻과 판단대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겠는가? 그럴 때가 분명히 있었을 거다. 하지만 구름 떠올라 그들을 인도할 때까지는 움직이면 안 된다. 하나님이 이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다.

너의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의뢰하고 너의 명철을 의지하지 말아라. 네가 하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인정하여라. 그러면 주님께서 네가 가는 길을 곧게 하실 것이다.(잠3:5~6. 새번역)

믿음이 뭔가? 내 명철이 아니라 하나님 따라가는 거다. 이젠 구름 시대 아니다. 백날 봐도 인도(引導)는 없을 거다. 이제 우리를 인도하는 구름 기둥은 말씀이다. ‘주님의 말씀은 내 발의 등불이요, 내 길의 빛입니다’(시119:105)

말씀이 구름 기둥이다. 나의 구름 기둥이고, 교회의 구름 기둥이다. 말씀하라는 대로 얼마나 해 봤는가? 점점 많아지기 바란다. 성경일독 열심히 하시라. 말씀이 분명히 인도해 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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