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4. 레위기 23장~25장 (성경일독 말씀 묵상)

20160204a

1. 기억 날거다. 예전, 달력 주로 볼 때 빨간색 선명하게 박혀있던 ’노는 날’의 자태를. 부터 노인까지 싫어 한 사람이 있던가! 빨간 날은 좋은 날이다. 노는 날 아닌가! 놀 땐 놀아야 한다. 논다는 게 거슬리면 쉰다고 해도 된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해야 하지만 쉴 땐 쉬어야 한다. 그게 하나님이 원하는 거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빨간 날 준 것을 봐라. 하나님이 얼마나 마음 좋은가를. 맘씨 좋은 경영자 같지 않은가! 사람들이 아는지 모르겠다. 노동법이 하나님에게서 왔는지를. 우리라도 빨간 날 보면 하나님 덕분이라는 거 기억해야 한다.

7일마다 한번. 7년마다 한번. 7X7=49년마다 한번. 이게 다가 아니다. 해마다 유월절(무교절), 오순절(칠칠절), 초막절(장막절)을 빨간 날로 ‘꽉’ 박아 놓고, 여하튼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하셨다. 그것도 우리처럼 감질나게 하루가 아니다. 엄청난 연휴다. 일만 하고 사는 일개미가 되지 말라는 게 아니겠는가? 쉬어야 더 잘 일할 수 있다고. 이건 땅도 마찬가지다. 안식년에는 땅도 쉬게 하신다. 땅도 안 쉬면 죽기 때문이다.

2. 물론 쉰다고 막 쉬는 것은 아니다. 막 쉬면 쉼이 망가진다. 하나님은 쉬면서 기억하기를 원하신다. 내 삶의 모든 것이 어디에서부터 왔는지를. 지금 일하는 것, 지금 사는 것,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의 근원에 ‘하나님’이 계시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삶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우리만이라도 쉬면서 이런 정도의 감각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실 쉬는 것도 아무나 못 한다. 직장인이야 쉬라니까 쉬지만, 일한 만큼 먹고 사는 자영업자가 주일이라고 쉬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쉽지 않다고 하나님의 안식 명령은 효력이 다한 게 아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쉼과 안식과 주일의 마음을 가지고 계신다. 쉬려면 별수 없다. 욕심을 버려야 하고, 믿음을 가져야 한다.

하루 천만 원 버는 사람이 안식을 누리려면 욕심 버리지 않고 가능하겠는가? 하루라도 쉬면 먹기 힘든 사람이 믿음 없이 문 닫고 예배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의 채워 주심과 함께 해 주심에 대한 믿음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나님은 안식으로 우리를 힘들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수시로 하나님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근원’으로 돌아와 하나님을 바라보고, 예배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살아가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나를 위한 쉼이고, 안식이며, 계명임을 잊지 말자.

3. 그거 아는가? 내가 잘 쉬면 덩달아 옆에 있는 사람들까지 좋아진다는 것을. 아빠가 잘 쉬면 집 전체가 잘 쉰다. 함께 할 수 있지 않은가!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출20:10) 교인 사장만 교회 가면 안된다. 직원들도 쉬게 하는 게 안식일 정신이다.

25장에 나오는 희년법을 한번 보시라. 이런 법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말 그대로 모두에게 해방과 기쁨을 주는 해(喜年)이다. 안식년이 7번 돌아오는 해만 되면 사회가 새롭게 ’부팅’(Booting) 된다. 땅을 되돌려 받을 수 있고, 노예는 해방된다. 혁명이 안 일어나도 된다. 요즘 말하는 경제 정의, 사회 정의가 이런 게 아니겠는가?

어쩌자고 하나님이 이런 엄청난 법을 말씀해 주셨는지 모르겠다. 우리를 너무 수준 높게 본 것인가? 아니면 가능하다고 보신 것인가? 초대 교회 때 성령 받은 사람들이 유무 상통 하던 모습 외에는 아직 희년의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인간의 욕망과 죄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리라.

희년은 요원하더라도 안식의 날만이라도 기쁨으로, 은혜롭게 매 주일 지내면 바람이 없겠다. 하나님을 기억하는 날, 새 힘을 얻는 기쁜 날. 빨간 날의 힘이 강력하게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