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30. 레위기 8장~10장(성경일독 말씀 묵상)

20160130

1. 성막, 성막의 기구들, 제사장이 입을 옷, 제사의 규례. 이제 다 준비됐다. 하나만 빼고. 뭐가 빠졌는지 알겠는가? 제사장이다. 이제 제사장을 임명해서 첫 제사를 드리는 일만 남았다. 누가 제사장이 될 것인가?

아론이 제사장 일 번 순위인 것은 맞다. 근데 금송아지 사건 이후로 이게 좀 복잡해졌다. 금송아지 사건에서 아론이 어떻게 했는지는 백성들이 다 알고 있지 않은가? 금송아지 사건에서 아론은 어쩔 수 없이 참여한 사람이 아니다. 공범자나 마찬가지다. 모세의 중보만 없었어도 아론은 큰일 날뻔한 사람이다. 이 아론을 하나님은 과연 어떻게 하실 건가? 실제로 성막을 봉헌하는 중요한 현장(출40장)에 아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제사장으로 임명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퇴출당할 것인가? 초미의 관심사였을 게 분명하다.

그 답이 8장이다. 하나님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아론과 그 아들들을 초대 제사장으로 세운다. 금송아지 사건의 엄중함에 비추어 보면 아론은 솔직히 제사장이 되면 안 되는 사람이다. 아닌가? 그럴 수 없는 일을 한 사람이 아론이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이런 큰 죄인을 이스라엘 초대 최고 종교지도자, 죄 사함을 집행하는 제사장으로 세우고 있다. 놀랍지 않은가? 모세 빽이라고 하지 마라. 하나님이 세우신 것이다. 하나님 마음이겠지만 은혜와 용서로 세우신 것이다. 아론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아론을 보면 우리 목사님들 생각이 난다. 다른 말이 아니다. 아론보다 날 게 없다는 거다. 부끄럽고, 흠 투성인데도 세워 주신 것 아닌가? 다 그렇다. 그러니 목사님들은 어깨에 힘 들어가도, 잘난척 해도 안 된다. 정말이다. 불러 주실 때의 ‘처음마음’으로 어떤 자리에 있든 거룩한 직분을 잘 감당해야 한다. 그거면 된다. 이렇게 되도록 기도해 주기 바란다. 물론 왕 같은 제사장들인 그대들도 잘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2. 好事多魔인가? 첫 제사가 있는 날, 그것도 아론이 대제사장으로 위임받은 뜻깊은 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론의 장남과 차자인 나답과 아비후 제사장이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불에 타 죽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기가 막힌다. 아론은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왜 안 그렇겠는가? 제사장은 아버지 아닌가? 대놓고 울 수 없는 아비의 심정, 헤아려만 본다.

도대체 왜 그 좋은 날 이들을 죽일 수밖에 없었는가? 명령하지 않은 ‘이상한 불’을 드린 것 때문에 죽은 건데 솔직히 우리는 다 이해 못 한다. 확실한 것은 이 사건 이후에는 누구도 하나님의 율법을 등한시할 수 없었고,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안 그러면 죽는데 누가 함부로 했겠는가? 하나님은 사랑이면서도 참 엄격하시다. 이런 거 보면 무섭다. 조심하자는 말 하면 협박한다고 할 것 같아서 하지는 않겠다. 그냥 嚴父 하나님!! 이렇게만 표현하니 각자 알아서들 하시라.

3. 제사장 위임식을 본 김에 제사장에 대해서 조금 정리해 드리겠다. 제사장은 뭐 하는 사람인가? 성막에서 하나님이 가르쳐주신 제사법에 따라 백성들을 대표해서 제사 드리는 사람이다. 제사장이 없으면 제사를 드릴 수 없으므로 구약에서는 무지 중요한 사람들이다. 어딜 펴나 제사장이 나오는 이유다.

제사장 집단은 대제사장, 일반 제사장, 레위인으로 나눌 수 있다. 당연히 대제사장이 최고로 높다. 대제사장만이 지성소에 들어갈 수있고, 일 년에 한번 모든 백성의 죄를 속죄할 수 있었다.

오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지금은 모든 성도가 다 제사장이라는 사실. 만인 제사장이라는 말이 바로 그 말이다. 목사, 성도 다 거룩한 제사장(벧전2:5)이고, 왕 같은 제사장(벧전2:9)이다. 나와 하나님 사이에는 대제사장이신 예수님 이외에는 어떤 중보자도 필요하지 않다. 직접 하나님께 나가 하나님을 섬기면 되는 것이다.

목사는 구약시대의 제사장이 아니라는 거, 꼭 기억하자. 특수 계급을 가진 고급 성직자처럼 행동하든지, 대하면 안 된다. 제사장처럼 축복권 운운하면서 신성한 듯 권위를 내세우는 목사는 일단 조심하는 게 좋다. 목사, 성도 모두 하나님 앞에서 같은 존재라는 거 잊지 말자. 각자의 직임에 맞게 교회를 세워나가는 것이 신약의 교회다.

하지만, 만인제사장. 쉬운 게 아니다. 각자의 책임을 다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수준 높은 모습임을 잊으면 안 된다. 제사장 직분 잘 감당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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