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잎으로 향하던 수분을 뿌리로 보내서
겨울나기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단풍이 ‘나무의 멍’ 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더는 수분을 공급받지 못해서
울긋불긋 물들어 떨어지는 걸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혜롭게도 나무들은
제 몸을 덜어 내
힘겨운 겨울 살이를 대비하고
푸른 새잎으로 돋아 날 생명의 봄을 준비하고 있는 거겠지요.
(고진하, 덜어냄에 대하여, 부분)
그렇게 덜어냄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새 생명을 준비하는 순리를 살아있는 한
한 번도 거스르지 않을 겁니다.
덜어냄이
어찌 나무에게만 필요하겠습니까?
우리에게 더 필요한 지혜겠지요.
중세 수도사였던 Meister Eckhart(1260~1327)는 “하나님은 덧붙임을 통해서가 아니라 덜어냄을 통해서만 영혼 안에서 발견된다”(고진하)고 했는데 덧붙이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로서는 잘 봐야 하는 소중한 진실입니다.
악한 일은 어떤 종류이든지 멀리하십시오.(살전5:22, 공동번역)
꺼림칙한 일 있으면
겨울 오기 전에
하나하나 덜어내 보면 어떨까요?
나무들만 겨울준비 하면 되겠습니까?
우리도 겨울준비 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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