告解聖事

20151022

낙엽지는 소리로
나는 가슴 깊이 감추어둔
그의 비밀을 듣는다.

우수수
내 쏟는 말씀과 말씀.

조용히 고해성사를 하는
벚나무 한 그루.
(오세영, 고해성사, 부분)

해마다
깊이 감추어둔 비밀을 고했기에
봄마다 그는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었나 봅니다.

숨기지 않고
고해성사를 하는
자연의 겸손함이 부럽습니다.

올해만은
슬쩍 넘어가지 않고
가슴에 담아둔 비밀
우수수 쏟아지는 낙엽 밑에서 하고 싶습니다.

내 나이에 이젠 모든 죄가 다 어울린다는 것도 안다.
업무상 배임, 공금횡령, 변호사법 위반.
뭘 갖다 붙여도 다 어울린다.
때 묻은 나이다.
죄와 어울리는 나이.
나와 내 친구들은 이제 죄와 잘 어울린다.
(허연, 슬픈 빙하시대2, 부분)

아무나 할 수 없는 고백,
그 진실함이 우리에게도
새로운 꽃핌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죄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진리를 저버리는 것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죄를 하나님께 고백하면 진실하시고 의로우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의 모든 불의를 깨끗이 씻어 주실 것입니다. (요일1:8~10. 공동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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