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결실의 계절에
꼭 함께 듣고
되새겨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시끄럽고 뜨거운 한 철을 보내고
뒤돌아본 결실의 과수원에서
사과나무 한 그루가 내게 말했다.
오랜 세월 지나가도 그 목소리는
내 귀에 깊이 남아 자주 생각난다.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
땅은 내게 많은 것을 그냥 주었다.
봄에는 젊고 싱싱하게 힘을 주었고
여름에는 엄청난 꽃과 향기의 춤.
밤낮없는 환상의 축제를 즐겼다.
이제 가지에 달린 열매를 너에게 준다.
남에게 줄 수 있는 이 기쁨도 그냥 받은 것.
땅에서, 하늘에서, 주위의 모두에게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
내 몸의 열매를 다 너에게 주어
내가 다시 가난하고 가벼워지면
미미하고 귀한 사연도 밝게 보이겠지.
그 감격이 내 몸을 맑게 씻어주겠지.
열매는 음식이 되고, 남은 씨 땅에 지면
수많은 내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구나.
주는 것이 바로 사는 길이 되는구나.
오랜 세월 지나가도 그 목소리는
내 귀에 깊이 남아 자주 생각나기를.
(마종기, 과수원에서)
사과나무의 소리라 했지만
실은 자기 마음의 소리겠지요.
들을수록
가지고 싶은 마음의 울림입니다.
받은 것이 대한 감사
그리고
줄 것에 대한 기대와 감격
주님도 그러셨지요.
너희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마7:12)
그냥 받은 것을 알 때
그냥 줘도 감격할 수 있다는
사과나무의 아름다운 소리
찬란한 단풍의 계절에
우리 마음에도 맑게 들려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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