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5. 성탄절 설교: 위로를 기다린 사람들(계1:9~19). 양은익 목사.

 

위로를 기다린 사람들(계1:9~19)

1.집단적 실망(Collective dismay)
롬8:22 말씀 한 절 읽고 시작하겠습니다.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안다’. 죄로 인해 왜곡된 현실을 바라보는 바울의 현실 인식입니다. 나 혼자 탄식하고, 나 혼자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라 다 함께, 집단으로 탄식하고, 집단으로 고통 당하는 일이 ‘세상’ 가운데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죽이고, 죽이고. 고통이 말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성탄절이 되면 전쟁하다가도 쉬는 낭만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나라가 실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집단 실망(collective dismay) 상태입니다. 이쪽도 실망, 저쪽도 실망. 실망과 탄식과 고함과 고통이 넘칩니다. ‘언제나 이 나라는 제대로 된 사람들이 나타날까?’

실망과 고통이 큰만큼 위로도 크면 좋겠습니다. 성탄은 하나님의 위로가 임한 날입니다.
탄식과 실망 가운데 있는 사람들 전부, 집단으로 위로가 임해서 웃음이 돌아오는 메리크리스가 되기를 바랍니다. ‘희망이 실망의 딸’이라면 희망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오늘 세 사람을 보겠습니다. 세 사람 모두 ‘집단적인 고통과 실망’에 무너지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세 사람의 삶이 성탄 선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2.위로를 기다린 사람들
세 사람은 밧모섬의 요한, 예루살렘 성전의 시므온과 안나입니다. 세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세 사람 다 나이가 많습니다. 계시록 1장의 사도 요한, 누가복음 2장에 나오는 시므온과 안나, 전부 나이가 많습니다. 밧모섬에 유배된 사도요한은 80중반에서 90전후입니다. 안나 선지자는 84세, 시므온은 정확한 나이가 안 나오지만 뒤지지 않는 나이입니다.

두번째 공통점은 세 사람 다 ‘위로’을 ‘기다린’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로는 ‘구원’인데 이스라엘과 초대 교회가 제국주의 로마의 압제라고 하는 ‘집단적 고통’과 ‘집단적 탄식’, ‘집단적 실망’ 속에 있을 때에 위로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세 사람 모두 기다렸던 ‘위로’를 받습니다. 그들이 기다렸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됩니다. 사도 요한은 유배지 밧모섬에서 환상(vision, 환시) 중에 만납니다. 시므온과 안나는 아기 예수로 오신 메시아를 예루살렘 성전에서 만납니다. 간절한 희망이 이루어집니다.

해피엔딩입니다. 하지만 놓치면 안되는 게 있습니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냅니다. 사도 요한은 구십 다 된 나이에 유배 당합니다. 바위로 가득한 힘든 섬에서 얼마나 외롭고 막막했겠습니까?. 함께 주님의 부활과 승천을 목격했던 동지들은 순교 당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 섬 한쪽 동굴에 홀로 남았습니다.

누가복음 2장의 시므온(눅2:25~35)은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않는다'(2:26)는 성령의 지시를 받았지만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마다 초조합니다.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로마를 봐. 기세가 더 등등해 지는데 무슨 메시아야. 언제까지 기다릴거야, 노망났나!’

안나(눅2:36~38)는 더 많은 조롱을 당했을 겁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결혼 생활 7년만에 남편이 죽은, 서방 잡아 먹은 여자입니다. 유대사회도 만만치 않습니다. 혼자 된 후에 들을 말, 못 들을 말 다 들었을텐데 이 여자가 성전을 떠나지 않고 주야로 금식하며 ‘예루살렘의 구원'(2:38)을 기다립니다.

사람들이 거칠게 대합니다. ‘왜 저러고 살아. 결혼이라도 하지. 갈데가 없나? 성전에서 기도한다고 뭐가 달라져. 과부가 예루살렘의 구원을 위해 기도한다구?’ 그런 모진 세월을 지나 84세가 된 것입니다. 어느 한 사람도 쉽게 기다린 사람 없고, 쉽게 해피엔딩을 맞이한 사람은 없습니다. 무슨 힘으로 버틴 겁니까?

3.위로자, 예수 그리스도
그들이 버틴 힘은 딱 하나, 예수 그리스도, 그 기다림의 대상이 주는 힘을 가지고 버텨낸 것입니다. 사도 요한에게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있었습니다. 시므온과 안나에게는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을 수 없다는 계시와 약속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힘들지만 조금만 참자. 그러면 쨍하고 해뜰날 온다. 지금 고생하지만 우리 아들이 로마의 권력자가 된다’. 이런 게 아니었습니다.

예수만이 그들의 힘이었고, 위로였기에 예수를 기대하면서 집단적 탄식과 실망을헤쳐나갔던 것입니다. 이상하게 보이지 않으시지요? 이해가 안될지 모르지만 사실이었습니다. 예수에게서 무너지지 않는 힘을 받습니다.

주님이 주시는 신적인 위로가 있습니다. 이 위로는 그때나 지금이나, 죽어서나 살아서나 살아있는 위로고, 실제하는 힘입니다. 가상현실도 아니고, 추상적인 진실도 아닙니다.

누가 예수 믿는다는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몰라서 그러는데 왜 예수가 힘인데?’. ‘자기 최면’ 같은 거 아니야? ‘현실도피’. ‘정신승리’, ‘자기 위로’ 같은 거 아니야? 뭐라 대답하시겠습니까? 대답해줘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알게 될 날을 기대하면서 대답해 주십시오.

예수가 왜 힘입니까? 예수가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이들에게 힘인 이유는 역사와 신앙의 예수가 구원자고, 동행자고, 승리자이기에 힘입니다. 죄와 죽음을 이기셨기에(롬6:9) 구원자입니다.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함께하신다(마28:20) 약속하셨고, 약속으로 성령을 주사 동행하고 계시기에 동행자입니다.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16:33). 울음과 실망과 눈물과 패배로 가득한 땅에 승리를 선언하신 승리자입니다. 그러기에 ‘나의 힘’이다 고백합니다. 주님은 위로자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계시록1:10절 입니다. 사도 요한에게 예수님이 나타나십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놀랐습ㅣ다. ‘주의 날에 내가 성령에 감동되어 내 뒤에서 나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으니 이르되 네가 보는 것을 두루마리에 써서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등 일곱 교회에 보내라 하시기로 몸을 돌이켜 나에게 말한 음성을 알아 보려고 돌이킬 때에 일곱 금 촛대를 보았는데 촛대 사이에 인자 같은 이가 발에 끌리는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 그의 머리와 털의 희기가 흰 양털 같고 눈 같으며 그의 눈은 불꽃 같고 그의 발은 풀무불에 단련한 빛난 주석 같고 그의 음성은 많은 물 소리와 같으며 그의 오른손에 일곱 별이 있고 그의 입에서 좌우에 날선 검이 나오고 그 얼굴은 해가 힘있게 비치는 것 같더라'(계1:10~16)

예상을 깨는 모습입니다. 이전에 보았던 피흘리며 죽어가던 무력한 예수가 아닙니다. 왕의 모습입니다. 권세와 위엄이 있습니다. 눈은 타오르고, 목소리는 우렁찹니다. 못으로 짓밟혔던 발은 주석처럼 견고합니다. 얼굴은 빛으로 충만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홀로 섬에 갖혀 외롭게 살아가는 늙은 사도에게 ‘승리하신 주님’을 보게 하신 것입니다. 이 모습을 하나님은 요한을 통해 제국의 칼과 핍박으로 집단적 실망과 탄식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게 하십니다. 지금은 우리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으실 것입니다. ‘실망 속에 있는 너희여, 영광의 주님을 보면서 힘을 내라. 끈질긴 믿음을 가지고 견뎌내라’.

17절에 아름다운 모습이 나옵니다. 요한이 이것 때문에 살아납니다. 임재의 빛 앞에 엎드려 있는 요한에게 승리의 주님이 당신의 오른손을 요한에게 얹으십니다. 위로의 터치, 어루만짐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다. 나는 살아있다. 사망과 음부의 권세가 나에게 있다’

요한이 이 선포를 듣고 일어납니다. 일어나, 집단적인 실망과 고통 속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유배된 노인네가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는 말씀을 들으라’하면서 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잘해, 힘내, 승리의 주님, 부활의 주님이 계셔’.

시므온과 안나도 메시아를 만납니다. 아기 예수가 성전문에 들어오는 순간 알아차립니다. ‘메시아가 오셨구나’. 처음으로 아기 예수가 메사아임을 선포합니다. 숱은 세월을 참고 기다리다 얻은 감격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일은 가장 힘든일이지만 가장 위대한 일입니다.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세상은 주님을 기다리지 못하게 자꾸 막습니다. 힘들다 막고, 실패했다 막고, 안된다 막고. 위로를 막고, 믿음을 막습니다. 영성을 막습니다. 막히지 마십시다. 막힐 때마다 걷어내십시다.

성탄의 아침이지만 세상은 ‘집단적 실망’과 ‘집단적 탄식’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실망한 목소리에 분노가 너무 깊습니다. 탄식에 원한이 베어 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국가의 명령이라는 강제 앞에 저항 한번 못하고 죽어가는 젊은이들의 죽음이 고통스럽습니다.

하나님은 ‘내 백성을 위로하라'(사40:1) 하셨는데 줄 수만 있다면 위로를 주고 싶습니다.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 동행자 예수 그리스도, 승리자 예수 그리스도가 간절한 성탄의 아침입니다. 주님이 주시는 생명과 구원의 위로가 임하는 성탄의 아침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Waiting for Comfort (Revelation 1:9–19)

1. Collective Dismay

Let’s begin by reading Romans 8:22: “We know that the whole creation has been groaning as in the pains of childbirth right up to the present time.”

Paul’s words reflect his deep understanding of the distorted reality caused by sin. He acknowledges that groaning and suffering are not individual experiences but collective ones. The entire world is groaning and suffering together.

Killing and suffering dominate the scene. Once upon a time, even during wars, Christmas brought a pause—a moment of peace. But such times are now gone. Disappointment fills the nation. We live in a state of collective dismay. Disappointment on this side, disappointment on that side. Groaning, cries, and pain overflow everywhere. “When will this nation finally have true and just leaders?”

If the pain and disappointment are this great, the comfort that follows must also be great. Christmas is the day God’s comfort came to us.

May this Christmas be a time when God’s comfort reaches all those who groan and sigh in despair, bringing laughter and joy back to their lives. As the saying goes, “Hope is the daughter of disappointment,” and hope can indeed be born out of despair.

Today, we will look at three people. All three faced collective pain and disappointment but did not succumb to it. May their lives become a Christmas gift for us.

2. Those Who Waited for Comfort
The three people we will reflect on today are John on the island of Patmos, and Simeon and Anna in the temple of Jerusalem. They share a few things in common.

First, all three were elderly.
In Revelation 1, John was likely in his mid-80s to early 90s. Anna the prophetess, mentioned in Luke 2, was 84 years old. Simeon’s exact age is not recorded, but he was undoubtedly advanced in years.

Second, all three were waiting for comfort.
The comfort they awaited was salvation—God’s deliverance. Israel and the early church, groaning under the oppression of the Roman Empire, longed for God’s comfort amidst their collective pain, sighs, and disappointment.

Third, all three received the comfort they waited for.
Each of them encountered Christ. John met the resurrected Christ in a vision on the island of Patmos. Simeon and Anna met the Messiah, Jesus, as a baby brought to the temple in Jerusalem. Their fervent hope was fulfilled.

This was their happy ending. But we must not overlook the fact that their journey was not easy. John, nearing 90 years old, was exiled to Patmos, a rocky and desolate island. How lonely and desolate he must have felt. All his fellow disciples, who had witnessed the resurrection and ascension of the Lord with him, had been martyred. Now he was left alone, dwelling in a cave on the island.

Simeon, described in Luke 2:25–35, had been told by the Holy Spirit that he would not die before seeing the Christ (Luke 2:26). But as the years passed and he grew older, anxiety and doubt might have crept in. People likely mocked him, saying, “Look at Rome; their power grows stronger by the day. What Messiah are you talking about? How long will you wait?”

Anna had faced even greater ridicule. Widowed after just seven years of marriage, she lived as a lone woman in a society that looked down on widows. She spent her days fasting and praying in the temple, waiting for the redemption of Jerusalem (Luke 2:38). People must have scorned her, saying, “Why live like that? Why not get remarried? Why stay in the temple praying as if it will change anything?”

Not one of them waited easily, nor did they arrive at their happy ending without hardship. What gave them the strength to persevere?

3. The Comforter, Jesus Christ
Their strength came from one source: Jesus Christ, the object of their waiting. John drew his strength from the resurrected Christ. Simeon and Anna held on to the revelation and promise that they would see the Christ before they died.

Their hope was not built on vague optimism like, “Let’s hold on a little longer, and things will get better,” or on dreams of worldly success. Jesus alone was their strength and their comfort. Because of Jesus, they endured collective sighs and disappointments.

Jesus offers divine comfort—a comfort that is alive, real, and enduring, both then and now, whether in life or in death. This is no virtual reality or abstract truth; it is real power.

When people ask, “Why is Jesus your strength?” or scoff, saying, “Isn’t it just self-hypnosis, escapism, or a mental victory?”—what would you say? Though they may not understand now, they will one day.

Why is Jesus our strength? He is our Savior, our Companion, and our Victor. He conquered sin and death (Romans 6:9), and He is our Savior. He promised to be with us always, even to the end of the age (Matthew 28:20), and He is our Companion. He declared victory over the world: “In this world you will have trouble. But take heart! I have overcome the world” (John 16:33).

Jesus is more than sufficient to be our comforter.

Revelation 1:10 records John’s encounter with the glorified Christ. This was no longer the wounded, powerless Jesus crucified on the cross. It was the victorious King. His eyes were blazing fire, His voice thundered like rushing waters, His feet gleamed like bronze refined in a furnace, and His face shone like the sun in full brilliance (Revelation 1:13–16).

God revealed this victorious Christ to John, an elderly man exiled and alone, as a source of strength and encouragement. This vision was meant to be shared with others suffering under the collective pain and persecution of the Roman Empire. It is also meant for us today. God says, “Look upon the glorious Christ in your despair. Take heart and persevere with unwavering faith.”

In verse 17, a beautiful scene unfolds. John, overwhelmed by Christ’s presence, falls at His feet. The victorious Christ reaches out, places His right hand on John, and speaks words of comfort: “Do not be afraid. I am the First and the Last. I am the Living One; I was dead, and now look, I am alive forever and ever! And I hold the keys of death and Hades.”

This declaration revives John, who begins writing letters to the suffering churches, urging them to stand firm and trust in the resurrected Lord.

Similarly, Simeon and Anna meet the Messiah in the temple. The moment Mary and Joseph enter with baby Jesus, they recognize Him as the promised Savior. With overflowing joy, they proclaim Him as the Messiah, ending their long years of waiting with a triumphant proclamation.

Waiting for the Lord is the hardest yet the greatest task. It is the most noble act. Though the world tries to hinder us—saying it’s too hard, it’s impossible, it’s hopeless—we must remove those barriers and persevere.

Though the world remains in collective dismay and anguish, Christmas is the day of God’s comfort. Jesus Christ, our Savior, our Companion, and our Victor, is the reason we have hope. May the life-giving comfort of Jesus fill your hearts this Christmas morning.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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