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6.9. 주일 설교: 성령과 함께(요16:7~15). 양은익 목사. 성령강림주일

 

말씀: 성령과 함께(요16:7~15)

1.

단어 하나 보고 가겠습니다. 산업혁명이 한참이던 영국에서 신앙 운동을 벌였던 요한 웨슬리(Jonh Wesley, 1703~1791) 목사님이 설교 중에 쓴 단어입니다. Almost Christan. 어떻게 번역하면 좋겠습니까? 거의 그리스도인, 엇비슷한 그리스도인 정도로 하면 될 겁니다. Almost Christian과 대비되는 단어는 Altogether Christian, 온전한 그리스도인 되겠지요. Almost Christian과 Altogether Christian 중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당연히 온전한 그리스도인입니다.

엇비슷한 그리스도인으로 남아 있게되면, ‘거반, 거의’ 그리스도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허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들이 하는 거 얼추 비슷하게 하겠지만 뜨겁지 않은, 억지스러움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됩니다. 비유하면 거의 그리스도인은 잘 쌓아 놓은 장작 더미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쌓아놓은 장작은 장작이지 불은 아닙니다. Almost Fire, 거의 불일뿐입니다. 불이 붙어야 ‘진짜 장작, 온전한 불’(Altogether Fire) 이 되는 겁니다.

‘거의 그리스도인’과 ‘온전한 그리스도인’의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나냐 하나님이냐 차이입니다. ‘거의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생활의 주체가 자기, 나입니다. 내가 기도하고, 내가 믿고. 대단한 것 같지만, 어렵고 힘이 듭니다. 나는 변덕 많은 나이기 때문에 내가 뭘 하는 것도 힘들고, 내가 하는 것으로 온전해 질 수도 없습니다. 온전한 그리스도인은 내가 하지 않고 사로 잡히려고 합니다. 누구에게 잡힙니까? 하나님께 사로 잡히고, 성령께 사로 잡혀서 성령의 힘으로 살려고 애씁니다. ‘하는 믿음’(faith of doing)이 아니라, ‘되는 믿음’(faith of becoming) 이 되 버리는 겁니다.

되면 즐겁고, 힘이 저절로 난다는 거, 다 잘 아실 겁니다. 하면 힘들지만, 되면 힘든데도 힘이 안듭니다.공부 잘 하는 애들은 공부를 하는 게 아니고, 공부가 됩니다. 기도 말씀 섬김 사랑 용서. 다 똑같습니다. 하는 게 아니라 될 때 진짜 기도가 되고, 말씀이 되고, 사랑이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이렇게 되야 하지 않겠습니까? ‘거의 그리스도인’에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도약해야 됩니다. 이 도약이 우리를 부족한게 있더라도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 도약의 중심에, 그러니까 ‘거의 그리스도인’에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나아가는 길에 성령이 계시고, 성령께서 도와 주십니다. 성령은 그러기 위해서 우리 가운데 오셨고, 우리는 그런 성령의 도움과 인도와 보호를 통해 ‘온전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2.
오늘은 성령께서 이 땅에 강림하신 날을 기념하는 성령 강림주일인데, 성령 강림을 통해 증명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거의 그리스도인’에 불과했던 제자들이 어떻게 됩니까?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됩니다. 제자들 보십시오. 성령의 사람이 되자마자 뛰어나갑니다. 기도합니다. 예배합니다. 전도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들이었는데, 이런 것들이 ‘하는 게’ 아니라, ‘되고’ 있습니다.

그들의 힘이 아니라 성령의 힘입니다. 오늘 본문 7절에서 주님이 약속하신 대로 보혜사 되신 성령께서 오셔서 그들과 함께 하셨기 때문에 ‘거의 그리스도인’에 불과했던 장작 더미 같았던 그들이 활활 타오르는 ‘불같은 그리스도인’ 들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 성령을 우리 가운데 보내신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성령은 보혜사이십니다. 말 그대로 성령은 保, 보호하시고, 惠, 베푸시고, 師, 가르치는 스승이십니다. 영어로는 Helper, Comforter, Protector, Defender, Counselor입니다. 말만 들어도 좋습니다. 성령은 모든 면에서 약한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우리를 보호하고, 위로하고, 돕고, 변호하며, 인도하기 위해 오신 ‘길잡이’ 이십니다. 성령과 함께 하면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장자(莊子, 外篇 秋水)가 한 얘기가 있습니다. ‘개구리와는 바다에 대해 얘기 할 수 없다. 메뚜기하고는 얼음에 대해 얘기 할 수 없다’ 왜 그렇지요. 개구리는 우물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고, 메뚜기는 여름 한 철 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얼음에 대해서 얘기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잘못하면 우리가 개구리, 메뚜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한계에 갇혀서 그게 다 인줄 알고 살게 되는데, 성령은 이런 우리의 틀을 깨 버리십니다. 보이지 않는 신성의 세계, 남들이 할 수 없는 더 큰 일들을 하게 만드십니다. 이런 사실이 더 깊게 믿어지고, 체험되면 좋겠습니다. 성령은 주님을 대신해서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성령을 사모하고, 성령께 민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오늘 본문에 보면 성령을 약속하시는 주님께서 밝혀 주신 성령의 일, 성령의 사역이 나옵니다. 성령이 오시면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 예고 하십니까?

(1) 교정하심.
8절 보십시오.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 책망한다는 것은 잘못한 것에 대해서 야단치고 바로 잡아 준다는 것인데, 성령께서 죄에 대해서, 의에 대해서, 심판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바로 잡아 주신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절실한 간섭이십니다. 죄도 모르고, 의도 모르고, 심판에 무지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망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성령은 간섭하고, 책망해서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아 주시는 것입니다. 말씀으로 책망하고, 기도 중에 깨닫게 하시고, 양심으로 야단치고. 성령의 사람은 이 소리가 들립니다. 성령에 민감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2) 보호하심
또 하나 성령은 보혜사이십니다. 보혜사 이기에 인도하고, 보호하고, 도우십니다. 성령 충만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16:20절 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는 곡하고 애통하겠으나 세상은 기뻐하리라 너희는 근심하겠으나 너희 근심이 도리어 기쁨이 되리라’ 근심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근심할 수 있고,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 성령께서 함께 하사 근심이 기쁨이 될 수 있도록, 위로하시고, 도우시고, 인도해 주신다는 것입니다.(신적 개입, 영적인 개입) 신자들의 특권이고, 위로고, 명예입니다. 놓치지 말고 누려야 됩니다.

4.
비유하면 성령은 전기와 같습니다. 존재하고 있는 것을 움직이게 만듭니다. 알고 있는 것들, 깨달은 것들을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살아내도록 하는 힘을 성령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신앙생활하면서 우리가 늘 고민하는게 뭡니까? 마음은 원이지만 육신이 약하다는 거 아닙니까? 아는 데 못합니다. 사랑도 못하고, 일어서지도 못하고, 담대하지도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계속 바람빠진 타이어처럼 살아야 됩니까? 그럴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바울이 롬8:14에서 말한 것 처럼, 하나님의 자녀라면 반드시 하나님의 영, 성령의 인도를 받아서 하나님의 자녀다운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성령께서 도와 주십니다. 성령은 우리의 내면을 변화시키는 하늘의 바람이고, 하늘의 불입니다. 하루도 편한 날 없는 우리를 기꺼이 도우시고, 위로해서 일으켜 세워주십니다.

하나님은 저와 여러분들 모두가 보혜사 성령의 도움과 위로와 인도를 받아 힘차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렇다면 성령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성령은 갈망하는 사람에게 임하는 거지, 찾음 없이, 갈망없이 성령의 체험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내 삶 중에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기를 갈망하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의 영이 우리를 세뇌시키는 시간에 비하면 하나님 앞에 서는 시간이 턱없이 짧습니다. 고쳐야 됩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하나님과 사귀는 시간을 더 깊게, 더 길게 가지십시오. 성령을 구하시고, 은혜를 구하시고, 능력을 구하십시오. 성령께서 함께하사 새 힘을 주실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성령은 우리를 부르시고 계십니다. 응답하셔서 오신 성령님과 함께 거룩하고, 힘차게 살아가는 신자다운 자랑과 명예로움이 여러분들에게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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