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17. 주일 설교. 마가복음 강해 20: 남몰래 자라는 씨(막4:26~29). 양은익 목사

 

 

마가복음 20: 남몰래 자라는 씨(막4:26~29)

26 또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 27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하느니라 28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29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라.(막4:26~29)

1.
오늘 예수님께서 비유로 알려 주시는 말씀도 씨와 하나님 나라 이야기입니다. 그림 한 장 보시겠습니다. 제목은 ‘Dance’(춤)입니다. 1910년 앙리 마티스의 작품입니다. 마티스는 당시 정형화된 그림을 그리지 않고 파격적인 그림을 그린 야수파에 속하는 작가입니다. 색도 단지 세 가지 색인 빨강, 파랑, 초록색만을 사용해서 여자들이 힘 있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춤을 추고 있습니다. 그림 속의 저런 흥이 기쁨이 우리에게도 넘쳐나면 좋겠습니다. 저에게도 여러분들에게도 가정에도 교회에도 흥이 넘치면 좋겠습니다.

어떤 분은 이 그림을 보면서 ‘이건 희망이다’’희망의 모습이다.’라는 평을 남겼습니다. 맞습니다. 춤추며 기뻐하며 희망을 품는 삶. 그런 삶을 보고 싶고 누리고 싶다는 희망입니다. 여러분들도 손에 손잡고 덩실덩실 춤을 추시기를 바랍니다. 살다 보면 힘든 일이 많습니다. 애쓴 만큼 변화가 없어서 실망할 때가 많고 지칠 때도 많고 힘들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삶에 지지 않고 그림의 사람들처럼 손잡고 춤추는 희망의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희망입니다.

2.
오늘 읽은 말씀도 사실은 희망의 말씀입니다. 땅에 씨를 뿌리는 것은 우리의 매일 매일의 삶입니다. 처음에는 이 씨앗이 싹이 났는지? 자라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씨가 결국은 자라서 추수까지 하게 되었다고 비유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은밀한 가운데 씨는 자라나고 곡식이 되어 추수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이 한 일은 씨를 뿌린 것과 기쁨으로 추수한 것입니다. 물론 씨를 결실키 위해 물도 주고, 가라지도 뽑으면서 일했겠지만, 그가 한 일은 거기까지입니다. 씨 스스로 자란 것이고, 그 씨를 자라게 해서 결실하게 한 모든 과정은 하나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씨를 뿌리고도 늘 걱정합니다. 그러나 걱정하는 것으로 씨를 자라게 할 수 없습니다. 뿌린 씨가 결실하고, 기쁨으로 추수하게 되는 모든 과정은 하나님께 속한 것 입니다. 그래서 걱정하는 걱정 자체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걱정한다고 해서 자랄 것이 안 자라는 것도 아니고, 설사 자라지 않는다고 해도 실망할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자라게 하실 씨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주도하심으로 자라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 말씀의 비유를 하나님 나라의 비유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통치하시고 주도권을 가진 나라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이와 같은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통해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이 유일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지배와 통치와 주도권 하에 살고 있음을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께서 주도권을 갖고 움직이는 나라입니다. 우리 각자는 이 하나님의 통치와 하나님의 주도하심에 대한 각성과 의식이 투철하며 확실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도하심을 믿고 인정하고 순종하는 삶을 살기 시작할 때, 우리는 우리의 조급함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조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낙심해서도 안 됩니다. 하나님이 주도권을 갖고 통치하시며 인도하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세상 나라는 내가 주도권을 가진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강력한 주도권이 이 땅을 다스리시며 움직여 가시기 때문에 섣불리 실망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좋지 않은 것을 배웠습니다. 세상은 내가 나의 주인이라고 가르칩니다. 그 가르침에 세뇌되어 우리는 씨를 뿌리자마자 바로 당장 결과를 얻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뭔가 결과가 없는 것 같으면 금방 실망하고 낙심하고 조급해합니다. 오늘 주님은 말씀을 통해 그러지 말라고 하십니다. 비록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시며 하나님의 경륜이 진행되고 있음을 절대로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가 한다.’고 생각하면 십중팔구 낙심합니다. 주도권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가지고 계십니다. 우리가 할 일은 주도권을 가지고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희망을 품고, 추수하기 원하는 씨를 포기하지 말고 뿌리는 것입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맙시다. 지쳐서 넘어지지 아니하면 때가 이를 때에 거두게 될 것입니다’(갈6:9. 새번역)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선한 일을 하시다가 지쳐 있습니까? 바울은 이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주도하시므로 포기하거나 낙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눈물을 펑펑 쏟으며 뿌린 참된 씨라면 하나님께서 그 씨가 죽지 않고 살아 결국 추수할 수 있도록 하실 것입니다. 시편 기자도 노래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126:5~6) 오늘 주신 말씀은 우리 주님의 확신입니다. ‘뿌리면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신다.’는 확신입니다. 당장 결과가 없다고 쉽게 포기하고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의 주권을 믿고 계속 뿌리시기 바랍니다.

3.
내가 할 일은 가슴 가득 사랑을 품고 내 인생에 주신 소명인 씨 뿌리는 일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결과는 주님께 맡기고 하나님의 사랑에서 나오는 사랑을 품고 내가 해야 할 도리를 끝까지 인내하며 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 전부는 세상을 향한 파종행위입니다. 세상을 향해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말, 표정, 행동 하나하나가 사랑의 씨가 되어 주변에 복음의 씨가 뿌려지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뿌려진 씨는 그들이 품든지 버리든지 할 것입니다. 잘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일을 우리가 감당하려면 우리 안에 먼저 하나님의 씨가 뿌려져야 하고, 성령의 아름다운 열매들이 맺혀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깊게 받으시기 바랍니다. 내 판단과 내 결정으로 살아가는 삶은 그만하고 하나님을 깊이 신뢰하며 그분의 통치를 온전히 받으십시오. 그래야 쉽게 낙심하지도 않으며, 씨 뿌리는 파종하는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통치하시고 계신다는 사실을 여러분들께서는 사람들에게 무엇으로 증명해 보이시겠습니까? 바로 저와 여러분의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그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통치하시고, 하나님이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신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성도들의 진실한 순종이 있을 때 증명할 수 있는 겁니다. 하나님을 의식하지 않고 사는 모습을 보고 하나님을 믿으려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사람들이 여러분의 사는 모습을 보고, 표정을 보고, 일하는 것을 보고 하나님을 알아보는 기막힌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4.
씨를 뿌리는 모든 사람은 복의 통로입니다. 씨를 뿌림은 하나님의 축복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축복이 전달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축복하시면서 택하신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창12:2)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은 내가 받는 것으로 끝나는 복(이기적인 복, 세상의 복의 개념)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축복하셔서 나는 복덩이가 이미 되었고 내가 씨를 뿌리고 만나는 이들은 나로 인하여 축복을 모두 받아 누릴 수 있는 자들이 되는 것입니다(이타적인 복)

우리는 우리 자신이 복을 받아 하나님 백성 된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것으로 끝내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복의 통로는 막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끊임없이 부르십니다. 우리를 복의 통로로 사용하시고자 하시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을 통해, 이스라엘을 통해 여러분들을 통해 세상에 복을 주기를 바라십니다. 나를 통해 복이 흘러 흘러 우리가 씨를 뿌린 것을 받아들인 자들의 인생이 귀하게 바뀌는 위대한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씨를 뿌려야 합니다. 씨를 받고 변화되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 실망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주권을 바라보면서 계속 줄기차게 뿌려야 합니다.

이 주일 아침 꼭 기억하십시오. 그리스도인들은 복의 통로가 되는 씨를 뿌려야 하는 자들입니다. 그들이 변하지 않는다고 절대 중단하지 마십시오. 주도권을 갖고 키우시는 분은 오로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의 주도 하심을 믿으십시오. 결국에는 기쁨으로 추수하게 되리라는 말씀을 믿으십시오. 그리고 아까 보여드린 ‘춤’ 그림을 떠올리시면서 춤추는 환희와 기쁨을 꼭 맛보시기 바랍니다. (정리: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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