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샘

20150109

우리에게 날 수를 제대로 헤아릴 줄 알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이 지혜에 이르게 하소서(시90:12) 

구상 선생의 시 ‘하루’는 읽을수록
마음이 아픈 시입니다.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구정물로 살았다
오물과 폐수로 찬 나의 암거(暗渠,땅속 도랑)속에서
그 청렬한 수정들은 거품을 물고 죽어갔다

신비한 샘인
나의 하루도 얼마나 많이
구정물이 되어 죽어갔을까!

유영모 선생은
아침에 잠이 깨어
눈을 뜨는 것이 태어나는 것이고
저녁에 잠자리에 들어 잠드는 것을
죽는 것이라고 했다지요.

말하자면
하루 동안에 일생을 산다는 
일일일생주의(一日一生主義)를 주장한 것입니다
다른 말로하면
‘하루살이’요, ‘오늘살이’입니다. 

하루가 일생이니 함부로 살 수는 없겠지요.

우리에게도 모세의 기도가 절실합니다
우리에게 날 수를 제대로 헤아릴 줄 알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이 지혜에 이르게 하소서(시90:12) 

‘오늘’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매일을 감사함으로 기다리고 맞이하면
나의 하루는 구정물이 아니라
신비의 샘이 돼서
은총의 꽃을 피어나게 할 것입니다.

‘내일’로 이어지는
‘오늘’이 아름다워야 향기를 발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신비의 샘으로 사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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