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성서학당: 모세오경 40번째 (창세기 26장). 2016.2.17.

20160218

2016년2월17일 들플성서학당
모세오경40번째-창세기26장

창세기 26장은 이삭에 관한 단독 기사가 나오는 유일한 장입니다. 이삭은 두 번째 족장이었지만 그의 삶은 조용해서 마치 조연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그의 삶이 조용했던 것이 그의 성격 때문일 수도 있고, 번제 사건 이후 가정이 어려움(부모님의 별거)을 겪으면서 어두운 시절을 보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삭은 리브가와의 결혼을 통해 삶을 위로받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결혼 후 리브가가 20년이나 불임 상태였고 거주하던 네겝 지역이 심한 가뭄으로 흉년이 들어(창26:1) 물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일을 겪습니다. 아버지 아브라함도 가뭄에 그랬듯 이삭도 그랄 지역을 거쳐 나일강이 있는 이집트로의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집트는 약속의 자손이 갈 수 있는 약속의 땅이 아니었고 아버지 아브라함도 이집트에 갔다가 큰일을 겪었기에 이번 여정에서는 하나님께서 직접 이삭에게 나타나셔서 이집트 여정을 금하십니다. 그리고 이집트로 안 가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그랄 지역에서 비록 물이 부족해 고생하더라도 순종하면 축복을 주신다고 하는(창26:2~3) 조건부 축복을 말씀하십니다.

신학적으로 하나님이 나타나셨다는 용어를 현현(顯現)이라합니다. 현현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직접 나타나시는 것을 ‘신현현’이라 하고, 꿈이나 환상 가운데 나타나시는 것을 ‘현현’이라 합니다. 이삭에게 하나님은 두 번 나타나셨습니다.(창26:1~6,23~25) 이 나타나심으로 이삭의 족장으로써의 역할이 미미했어도 하나님이 인정한 족장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직접 활동하시던 오경 시절에도 신현현은 많지 않았습니다.(아브라함 3번: 창12:7,17:1,18:1,이삭 2번: 창26:2,24, 야곱 1번: 창35:9, 모세는 다수: 출3:2,레9:6,23,민16:19,42,민20:6,신31:15)

신앙 고백을 할 때 하나님을 만났다고 하는 것은 조심해서 쓰는 게 좋습니다. 자칫하면 거짓말이 될 수도 있고,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감동 받았어” “하나님 임재를 체험했어”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는 성령님을 통해 하나님을 체험합니다. 체험의 강도가 강할수록 좋습니다. 그래서 성령충만이 중요합니다. 성령충만해야 늘 하나님을 강하게 느끼며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약은 성부시대, 신약은 성자시대, 현재는 성령시대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첫 번째 나타나신 것은 위에서 살펴봤듯이 이집트로 내려가는 것을 금하실 때 나타나셨습니다. 이 사건의 배경인 흉년은 언제였을까요? 성경 기록의 순서로 보면 이삭 나이 80 넘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면 쌍둥이 출산 후가 되기 때문에 리브가를 누이라고 속이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그래서 성경학자들은 흉년이 든 시점을 쌍둥이 출산 이전 이삭 나이 60세 이전으로 봅니다. 즉 사건의 극대화를 위해 성경 기록 순서를 바꿔 놓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랄 왕 아비멜렉은 아브라함 때의 그랄 왕 아비멜렉과 다른 왕입니다. 이집트의 모든 왕을 바로라고 한 것처럼 그랄의 왕들도 아비멜렉으로 불렀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이집트로 가지 말라고 금하시자 이삭은 순종했습니다. 우리는 어땠을까요? 우선 살고 봐야겠다고 이런저런 핑계 대면서 이집트로 갔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삭은 순종함으로 하나님의 크신 축복을 받았습니다.(창26:4)

인생의 기근 때도 하나님은 늘 함께 계십니다. 우리가 꿋꿋하게 믿음의 길을 의연히 가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삭은 부인 리브가를 누이라고 속이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를 “아내-누이 사건”이라 합니다. 아브라함도 2번이나 그랬는데 이삭도 똑같이 그랬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당시 그 지역에서는 가뭄이나 흉년으로 다른 지역으로 가면 아내를 뺏기고 본인이 죽임을 당할까 봐 많은 남편들이 그랬던 거 같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과 이삭은 하나님의 축복을 약속받은 인물들로 부인이 그 귀한 하나님의 자손을 잉태할 거룩한 ‘태’인데 보호는 못 해주고 본인들이 살겠다고 부인을 누이라 하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하나님 보호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하나님 축복을 망친 사건입니다.

이 당시 리브가의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아름다울 나이로 추정됩니다. 리브가는 당차고 결단력 있는 여성인데 리브가는 남편의 거짓말에 어떤 말도 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그 당시 상황이 다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내-누이 사건은 하나님의 축복 약속 이후에 일어난 것을 잘 봐야 합니다. 하나님은 체험하고, 축복을 받아도 관리가 안 되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은혜도 관리 안 하면 무너집니다. 주일 예배드리고 은혜 받고 나오면서 성도들 사이에서 또는 세상 사람과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은혜는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해서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삭은 부인 리브가를 누이라 속이고 상당 기간 잘 살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들통납니다. 하나님의 인도 하심으로 들통났을 것입니다. 들통 안 났으면 리브가가 블레셋 (그랄 지역사람) 사람의 부인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삭은 들통나게 하셔서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이삭은 그랄에서 큰 부를 축적하게 됩니다. 그랄 지역 사람들이 이를 시샘하여 우물을 막아 버리고, 급기야는 추방까지 하게 됩니다. 다른 지역으로 가서 어렵게 우물을 파고 물을 발견하면 빼앗아 버립니다. 이런 일이 계속됩니다. 이삭은 왜 바보처럼 싸우지 않고 물줄기 찾기도 어려운데 우물을 내주고 또 말없이 다른 지역으로 옮기곤 했을까요? 이삭의 성격이 다투기 싫어하는 성품이었을 수도 있지만 아마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하면서 이삭의 하나님 신뢰하는 신앙의 깊이가 계속 커졌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이런 이삭의 모습에 하나님께서는 다시 나타나셔서(브엘세바) 조건없는 축복을 선포하십니다. 그로 인해 이삭을 추방했던 아비멜렉도 평화 조약을 맺자며 스스로 직접 찾아오는 기적 같은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 우물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어려움이 올 때 고비를 잘 넘겨야겠습니다. 싸움이 능사가 아닙니다. 싸우지 않고 양보하여 바보라는 이야기를 듣더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합니다. 약자로 보여도 실은 그것이 강자입니다.(정리: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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