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입술

20150727
매미 울음소리
붉고 뜨거운 그물을 깬다
먼 하늘로 흘러가는 시간의 강물

저 푸른 강에서 첨벙거리며
물고기들은
성좌를 입에 물고 여기저기 뛰어오르는데

자꾸만 눈이 감긴다
내가 엎질러 버린 기억의 어디쯤
흐르다 멈춘 것은 

심장에 깊숙히 박힌
미늘,
그 분홍빛 입술이었다.
(강인한, 입술, 전문)

분홍빛 입술.
참 뜨겁고 관능적인
젊음의 단어입니다. 

60대 후반에 들어선 시인은
매미 울음소리 가득한 
뜨거운 여름날
누운 채로 하늘을 보며
흘러간 시간의 기억을 더듬다
심장에 박혀 빠지지 않는 
분홍빛 입술이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분홍빛 입술은
‘내 나이가 어때서’ 하며
여전히 젊음의 열정과 뜨거움으로
힘차게 살고 싶은 
시인의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분홍빛 입술을 여전히
탐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젊은이든
노인이든
주의 백성들은 
녹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나는(갈렙) 여든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모세가 나를 정탐꾼으로 보낼 때와 같이 나는 오늘도 여전히 건강하며 그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힘이 넘쳐서 전쟁하러 나가는 데나 출입하는 데에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이제 주님께서 그 날 약속하신 이 산간 지방을 나에게 주십시오. 그 때에 당신이 들은 대로 과연 거기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은 크고 견고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기만 한다면 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나는 그들을 쫓아낼 수 있습니다.(수14:10~12, 새번역)

더운 여름  날 처지지 말고
새벽 이슬 같은 
주의 청년으로 사는(시110:3)
열정과 기쁨 
누려 보십시오. 

*미늘: 낚시 끝의 작은 갈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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