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시137:1. 새번역)
저는 이 말씀을 볼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님, 어머님이 그리워집니다. 바벨론 강변의 그 사람들처럼 불현듯 떠나온 고향 집,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남몰래 눈물짓던 모습이 생각나서겠지요. 그때는 그리움을 잘 몰랐습니다. 고등학생 때던가요? 친척 하나 없는 쓸쓸한 명절을 보내게 하는 게 못내 섭섭하신 어머님에게 위로한답시고 갈 수 없는 곳, 그만 잊으시라는 철없는 얘기까지 했으니까요. 정말 철이 없었지요? 이 나이 돼서야 그리움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문득문득 밀려오는 그리움으로 마음이 가득 차면 얼마나 애틋해지는지요. 때 잔뜩 묻어있다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 같은 순수함이 되살아 나는 듯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리워할 때마다 기도하게 되더군요. 그리움이 주는 선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만은 미움 원망 다 사라지고 사랑과 감사로 충만해지니까요.
그리워할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인가 그리워하다 보면 살아갈 새로운 힘이 생기니까요. 그리워할 게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없거든요. 그리움의 눈물 촉촉히 맺히게 되면 하나님 조용히 다가오셔서 지치고 힘겨운 마음 어루만져 주실 겁니다.
힘든 요즘 얼마나 그리워하며 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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