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다 보면

20150619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시137:1. 새번역)

저는 이 말씀을 볼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님, 어머님이 그리워집니다. 바벨론 강변의 그 사람들처럼 불현듯 떠나온 고향 집,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남몰래 눈물짓던 모습이 생각나서겠지요. 그때는 그리움을 잘 몰랐습니다. 고등학생 때던가요? 친척 하나 없는 쓸쓸한 명절을 보내게 하는 게 못내 섭섭하신 어머님에게 위로한답시고 갈 수 없는 곳, 그만 잊으시라는 철없는 얘기까지 했으니까요. 정말 철이 없었지요? 이 나이 돼서야 그리움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문득문득 밀려오는 그리움으로 마음이 가득 차면 얼마나 애틋해지는지요. 때 잔뜩 묻어있다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 같은 순수함이 되살아 나는 듯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리워할 때마다 기도하게 되더군요. 그리움이 주는 선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만은 미움 원망 다 사라지고 사랑과 감사로 충만해지니까요. 

그리워할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인가 그리워하다 보면 살아갈 새로운 힘이 생기니까요. 그리워할 게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없거든요. 그리움의 눈물 촉촉히 맺히게 되면 하나님 조용히 다가오셔서 지치고 힘겨운 마음 어루만져 주실 겁니다. 

힘든 요즘 얼마나 그리워하며 사시나요? 

Comments are closed.